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장기화 영향이 채용시장으로 번지는 가운데 '초봉 6500만원'에 이르는 시중은행 합격자 다수가 입사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고스펙'을 무기로 시중은행 대신 대기업이나 정보기술(IT)기업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한 시중은행의 하반기 공채에서 합격자 절반가량이 최종 입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은행은 지난해 약 130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연수원 교육을 받은 뒤 현장에 배치된 행원은 절반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입사 포기' 속출에 은행권에서는 목표 인원을 채용하더라도 입사자가 적어 목표치조차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시중은행은 직장인 가운데서 초봉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4대 시중은행의 초봉은 각종 수당을 더하면 6000만~6500만원 내외 수준이다.
은행에 입사하지 않은 합격자들은 대부분 대기업이나 정보기술(IT) 기업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고스펙 취업준비생들이 은행 대신 갈 수 있는 대안이 많아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은행권이 높은 초봉을 자랑하는만큼 고스펙 취업준비생들에게 선호도가 높았으나 시대가 바뀌며 대안이 많아졌다는 말이 나온다.
자유로운 근무 환경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가 수직적인 문화가 우세한 은행권보다 정보기술(IT) 업계로 발을 돌린다는 의미다.
실제로 취업 정보 사이트에서 시중은행들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면 급여, 복지, 워라밸 분야에선 높은 점수가 많지만 조직문화, 비전이나 전망 등에 대해선 부정적인 의견이 훨씬 더 많은 편이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고스펙 합격자의 '중복 지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한 취업준비생이 여러 곳의 시중은행에 동시 합격하면서 최종 입사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또 입사 포기가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흐름상 입사포기자가 늘어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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