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종투사 CEO 간담회' 열어…10대 증권사 수장 참석
금융위, 종투사 제도 개선안 발표
김병환 "영역 확대…혁신 보여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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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앞줄 왼쪽 다섯번째) 금융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종합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 앞서 금융 당국 인사와 10대 증권사 수장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정부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적극적인 모험자본 공급 등을 위해 종합투자계좌(IMA) 제도를 구체화하는 등 종투사 제도를 개선했다. 부동산 등에 쏠린 모험자본 공급 구조를 IMA나 발행어음 등으로 바꿔 증권업의 기업금융(IB)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9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종투사 CEO 간담회'를 열고 종투사 제도 개선 내용과 경쟁력 확보 등을 골자로 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위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등 기관 인사와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김성현 KB증권 사장,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 강성묵 하나증권 사장,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 엄주성 키움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 등 10대 증권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자본 중심으로의 금융시스템 전환을 강조해 왔고, 그 일환으로 자본시장 선진화와 밸류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 증권업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더 많은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종투사 제도를 구체화한 내용이 담긴 개선안을 발표했다. 국내에 도입된 지 9년이 넘었으나, 구체적 운영 방침이 없어 실제로 자격을 갖춘 증권사가 없었던 IMA 제도를 손보면서 증권사의 모험자본 공급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고 부동산 등 한 분야에 쏠린 구조를 바꾸겠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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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종합금융투자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우선 발행어음과 IMA 사업을 할 수 있는 종투사 신청 자격 등이 구체화 됐다. 올해 3분기 기준 발행어음 4조원, IMA 8조원 등을 신청 자격으로 부여하고 증권사의 종투사 신청 접수를 유도해 현행 요건에 따라 종투사를 지정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부터 사업계획과 본인 제재이력 요건을 신설하고 IMA 종투사는 대주주 요건 등을 도입하는 등 지정요건을 강화하고 단계적 지정 원칙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IMA 사업을 하는 종투사는 원금지급 의무를 명확히 하고, 발행어음과 IMA로 조달한 자금의 25%를 모험자본에 투자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도 신설됐다. 또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투사의 신용공여 범위를 조정해 기업 자금공급과 관련이 없는 금융사 대상 신용공여를 제외하고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신용공여는 IB업무가 수반된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조정했다. 3조원 이상 종투사는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기존 자기자본 한도 200%였으나, 기본 100%에 추가로 중소기업·IB 업무와 관련한 한도가 100% 더 주어지는 형태다.
이 외에도 자기자본 대비 기본 100%에 추가로 주어지는 신용공여 한도를 M&A, 리파이낸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재무구조 개선 기업과 중견기업 대상 신용공여, 상생결제 관련 신용공여도 추가 신용공여 등을 한도 대상에 포함해 종투사의 기업 구조조정 참여 및 중견·중소기업 지원 기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간담회는 김 위원장 인사말 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당국이 공표한 종투사 개선 제도를 중심으로 증권업의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제시하고 대형 증권사 수장들과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증권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을 논의하는 형태로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김 위원장은 "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증권업의 영역이 확장되는 만큼, 종합금융투자사업자를 중심으로 그에 걸맞은 혁신을 보여주시길 바란다. 밸류업을 위해 상장기업을 냉철하게 분석·지원하고 동시에 상장 기업으로서 스스로가 밸류업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로 증권사들이 기관투자자로서, 그리고 고객자산 관리자로서 시장안정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할 때다. 자본시장에서의 혁신과 안정이 균형 있게 달성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증권업계가 함께 협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