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등 납품 지연… 농가 피해 우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자사 매장을 보유한 펀드·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측에 임대료를 30∼50%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부동산 리츠·펀드 운용사들에 공모 상품의 경우 기존 임대료의 30%, 사모 상품은 50%를 삭감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모 상품 임대료를 덜 깎은 것은 이 펀드를 구매한 다수의 개인투자자를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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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 뉴시스 |
이번 삭감 요구는 임대료 미납 이후 운용사들에 전달된 첫 번째 입장이다.
이들 펀드·리츠는 홈플러스 점포를 매입할 때 금융기관으로부터 비용을 빌리고, 홈플러스에서 받은 임대료로 이자를 내왔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공모펀드는 이자 납부 재원이 없어지면 기한이익상실(EOD)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홈플러스에 대한 서울우유와 농협경제지주의 납품이 지연·축소되면서 농축산 농가로 피해가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20일부터 2주 넘게 홈플러스에 납품을 중단하고 있다.
서울우유의 납품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이 업체에 원유나 부자재를 공급하는 2차협력사, 농축산 농가, 대리점주 등이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에 농협 쌀을 납품하는 농협경제지주도 대금을 떼일 것을 우려해 최근 공급량을 줄였다.
이에 대해 22개 농·축산인 단체로 구성된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홈플러스가 농협경제지주, 서울우유협동조합 등 농·축산업계에서 일방적으로 납품을 중단해 2차 협력사와 농가들의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며 난데없이 연합회의 전향적인 결정을 요구했다”며 “여론의 화살을 농·축산업계에 돌리려 무리수를 뒀다”고 반박했다.
연합회는 “MBK파트너스 회장의 사재 출연 약속 이행 등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가시적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도 농·축산업계 등 납품 조합(업체)들은 불안감 속에 납품을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회는 “홈플러스의 주장과 달리 농협경제지주는 홈플러스에 납품을 이어오고 있으며, 서울우유는 납품 재개를 위해 신용 등급이 하향 조정된 홈플러스에 결제 주기 조정 등을 협의해 오고 있다고 한다”며 “이런 판국에 농·축산업계에 으름장을 놓는 홈플러스에 깊은 자성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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