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계열사 등 대책 마련 부심
삼성전자, 북미 유통 전문가 영입
저렴한 인건비로 글로벌 기업의 대미 수출기지 역할을 맡았던 동남아시아에 미국발 관세 폭탄이 터지면서 국내 전자업계가 시름에 잠겼다.
특히 베트남은 스마트폰, 가전 등 세트(완성품) 사업부터 부품 사업까지 삼성, LG 계열사 다수가 진출해 있어 광범위한 피해가 예상된다.
6일 전자업계는 베트남에 부과된 46%의 초고율 상호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고차방정식을 푸는 데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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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스1 |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베트남 생산분을 한국에 들여오고 브라질과 한국 공장 생산 물량을 미국에 보내는 방안이 거론된다.
베트남에 이어 전 세계 물량의 약 30%를 소화하는 삼성 인도 공장의 경우 인도 내수 물량 소화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경쟁자 애플이 관세를 면제받을 경우 삼성전자의 타격은 더 커진다.
애플은 전 세계 아이폰 판매 물량의 90%를 중국(상호관세율 54%)에서 생산하는데, 미국 정부가 아이폰 가격 폭등으로 인한 자국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맞닥뜨리기 전에 애플에만 관세 면제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산 수입품에는 폭넓은 관세를 부과하면서도 애플의 일부 제품은 관세 면제나 유예 조치한 전례를 생각하면 이같은 관측이 힘을 얻는다.
부품사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애플 의존도가 큰 LG이노텍의 경우 애플이 관세를 이유로 ‘단가 후려치기’에 나서면 대응 방법이 없다시피한 상황이다.
LG이노텍은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한 카메라 모듈을 아이폰 제조 공장인 중국 폭스콘으로 수출 중이다.
삼성전기는 고객사들이 일본 첨단 반도체 기판 업체와 접촉할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삼성전기는 베트남에서 첨단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를 생산 중인데, 해당 업계 강자인 일본 이비덴과 신코덴키로 등은 일본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상호관세율은 24%로 베트남보다 무려 22%포인트 낮다.
한편 삼성전자는 소피아 황-주디에쉬 전 토미힐피거 북미 대표를 리테일(소매) 전략 글로벌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나섰다.
캐나다 출신 한인인 소피아 황 신임 부사장은 북미 유통 전문가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면서 북미 유통망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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