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8(2020년=100)로, 2025년 역시 고물가 여파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다.
주머니톡(Week+Money+Talk) 연재를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물가와 함께 우리 주머니 사정과 맞닿은 소비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마트 치킨과 냉동 치킨 등 대체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치킨전문점 수는 최근 몇 년 새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코바치킨은 7일부터 모든 메뉴 가격을 2500원씩 인상한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순살양념치킨 가격은 2만1000원에서 2만3500원으로 조정된다.
지코바치킨은 지난해 3월에도 모든 메뉴 가격을 1000~2000원 인상한 바 있다.
업체 측은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자담치킨 역시 지난 1일부터 '이중가격제(배달가격제)'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치킨값을 올렸다.
이중가격제는 배달 가격과 오프라인 매장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자담치킨은 치킨 프랜차이즈 중 최초로 이를 도입했다.
자담치킨 관계자는 "수익 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본사에서도 다른 대안이 없어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담치킨을 배달로 주문할 경우 후라이드치킨은 2만3000원, 양념·맵슐랭치킨은 2만5000원으로 인상된다.
치킨 소비의 대부분이 배달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에게는 사실상 가격 인상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치킨 가격이 잇달아 오르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비교적 저렴한 마트 치킨이나 냉동 치킨 등 대체재에 눈을 돌리고 있다.
대형마트 3사(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는 7000원~1만5000원대의 PB(자체 브랜드) 치킨을 앞세워 프랜차이즈 치킨과 경쟁하고 있다.
중량은 비슷하지만, 가격은 절반 이하에 불과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는 2022년 '당당치킨' 시리즈의 첫 제품으로 6990원짜리 '당당 후라이드 치킨'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2023년 8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1000만 팩을 넘어서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10호 냉장 계육을 사용한 '큰 치킨'을 1만4990원에, 9~11호 계육 한 마리 반을 튀긴 '뉴 한통가아아득 치킨'을 1만2990원에 각각 판매 중이다.
이마트 또한 2022년 9월 '생생치킨'(9980원)을 출시한 데 이어 2023년에는 6480원짜리 '어메이징 완벽치킨'을 선보여 가격 경쟁력을 강화했다.
또 최근에는 냉동 치킨 제품도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눅눅한 식감에 더해, 기름에 튀기거나 오븐에 조리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에어프라이어 보급 확대와 튀김옷·소스 제조 기술의 발전으로 조리 편의성과 맛이 크게 개선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CJ제일제당이 2023년 4월 출시한 '고메 소바바치킨 소이허니'가 있다.
해당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매출 100억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 부담이 커지자, 소비자들이 배달 치킨 대신 냉동 제품 등으로 눈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소비심리 위축 속에 치킨 가격이 오르고 저렴한 대체재가 주목받으면서 치킨전문점 수는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시 상권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의 치킨 전문점 수는 6001개로 전년 동기(6541개) 대비 약 8.3% 줄었다.
2020년 4분기 7000개에 육박했던 점포 수가 4년 만에 1000개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