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단상 오른 석유화학 기업 CEO
일제히 "사업 운영 효율화·기존 전략 유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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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공급과잉과 경기침체로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석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주총회에서 위기 돌파 방안이나 신사업 전략보다는 실적부진에 대한 사죄나 현금흐름 강조 등의 메시지를 반복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에서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장혜승 기자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석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주총회에서 위기 돌파 방안이나 신사업 전략보다는 실적부진에 대한 사과나 현금흐름 강조 등의 메시지를 반복했다. 무리한 신사업 확장 대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며 불황을 견디겠다는 의도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빅4 기업은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주총을 열고 각 사의 사업 추진 전략 등을 발표했다.
장기 불황과 중국발 물량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사업 운영 효율화나 기존 전략 유지 등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은 올해 3대 신성장 동력의 질적인 성장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24일 열린 제24기 주총에서 "3대 신성장 동력 내에서도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하여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제23기 주총에서 신 부회장은 3대 신성장동력 매출 전망을 전년 대비 25% 이상 높인 7조5000억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올해는 신성장동력 매출 목표에 대한 언급보다는 재무 건전성 확보와 현금 흐름 개선을 강조했다.
신 부회장은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연결 기준 15조원 규모의 시설 투자(CAPAX)를 단행해 과잉 투자가 이뤄졌다는 지적을 두고 "대부분 LG에너지솔루션이 진행했고, LG화학에 배정된 2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는 다 집행하지 않았다"며 "화학 사업 자체로만 봤을 때 시설 투자 규모를 많이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2조5000억~2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잡았지만 우선 순위를 고려해 1조원 이상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현금 흐름이 너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LG화학은 지난달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캐펙스를 앞서 제시한 4조원대에서 2조~3조원대로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9168억원으로 전년 대비 63.75% 급감함에 따라 재무건전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롯데케미칼도 고부가 사업 구조로의 전환과 현금흐름 중심 경영에 방점을 찍었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제49기 주총에서 "글로벌 공급과잉 및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회복 지연 등 석유화학 사업 전반의 다운사이클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저조한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며 "고부가 사업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현금 흐름 중심의 엄중한 경영을 변함없이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적자 사업은 과감한 운영 축소와 조정 등을 실시해 사업 구조 전환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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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공급과잉과 경기침체로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석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주총회에서 위기 돌파 방안이나 신사업 전략보다는 실적부진에 대한 사죄나 현금흐름 강조 등의 메시지를 반복했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울드타워에서 열린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롯데케미 |
그동안 롯데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왔던 롯데케미칼은 최근 석유화학 산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3년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중국의 에틸렌 설비 증설로 공급이 증가했는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면서 타격이 불가피했다. 2021년 1조5356억원의 영업익을 냈던 롯데케미칼은 2022년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2023년 3477억원, 지난해 894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적자 규모는 2023년 대비 157.4%나 늘었다.
이에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 전략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도 비용 효율성을 강조했다. 남정운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는 지난 25일 열린 제51기 주총에서 "지난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드려 송구스럽다"며 "올해는 다시 성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사업 구조를 재정비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내 태양광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기반으로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에너지사업자로서 전환할 것"이라며 "사업 경쟁력 강화와 비용 효율성 극대화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화솔루션은 부진한 실적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올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와 동일한 주당 300원, 우선주 350원의 배당 정책을 유지했다.
남 대표는 "지난해 실적 변동에 따라 이익잉여금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주주환원을 강화하기 위해 배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