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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통화정책을 좌우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수십억원대의 재산을 보유한 자산가로 확인됐다.
금통위원 중에서도 장용성 위원은 약 103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1년 새 미국 상장 주식으로만 15억5000만원이나 재산이 불었다.
금리를 통해 물가와 금융·자산 시장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위원들이 이처럼 막대한 부동산과 주식 등을 보유하고도 중립적 시각을 견지할 수 있을지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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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관보에 게재한 '2025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 신고사항'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모두 44억1986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1년 전(44억7656만원)보다 약 5700만원 줄었다.
이 총재 본인 명의의 경북 구미시 고아읍 임야 평가액이 11억2500만원으로 2800만원 이상 늘었다.
하지만 배우자 명의 강남구 역삼동 역삼래미안 아파트(59.53㎡) 평가액은 12억9700만원에서 12억3100만원으로 6600만원 줄었다.
이 총재는 본인(4억3374만원)과 배우자(3억3743만원), 장남(9062만원)의 예금 8억6179만원도 신고했다.
월세·의료비·소비 등으로 예금 총액이 1년 전보다 감소했다고 이 총재는 밝혔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의 재산은 23억8343만원으로 1년 새 약 2억5000만원 불었다.
배우자와 공동 소유한 서울 동작동 이수스위첸포레힐즈아파트(84.95㎡) 평가액 12억원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배우자 명의 경기 부천시 다세대주택 전세 임차권 8000만원이 빠졌다.
본인과 배우자 등의 예금은 8억1455만원에서 11억3061만원으로 3억원 이상 늘었다.
이전 직장 상여금, 전세보증금의 월세 전환 등 때문이라는 게 유 부총재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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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직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한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은 102억8622만원을 신고한 장용성 위원이었다.
2023년 4월 취임한 장 위원의 재산은 지난해 3월 신고 당시보다 24억2067만원이나 더 늘었다.
그와 배우자는 공동명의로 평가액 총 20억2577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갖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파크타운(101.9㎡)이 8억8200만원, 서울 회현동1가 남산롯데캐슬아이리스(113.46㎡)가 11억4377만원으로 신고됐다.
본인(39억5574만원)과 배우자(2억8306만원)의 예금(42억3881만원)도 1년 사이 8억6000만원 가까이 증가했다.
근로소득 저축 및 증권가액 변동에 따라 보유 재산이 늘었다.
부부가 보유한 알파벳·아마존·테슬라 등 해외 상장주식 재산 역시 15억5000만원 이상 불어 42억3779만원에 달했다.
장 위원이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할 당시 매입한 주식을 장기 투자하고 있다는 게 한은 측의 설명이다.
신성환 위원의 재산(50억6890만원)도 1년 새 약 2억6000만원 늘었다.
보유 아파트(33억8605만원) 평가액이 약 3억원 증가했다.
본인 소유의 서울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 아파트(124.02㎡)와 배우자 소유의 이촌동 엘지한강자이 아파트(168.53㎡) 지분(39.18㎡)의 가치가 늘면서다.
본인·배우자·장녀 예금 9억7675만원, 본인 소유 비상장주식 6900만원 등도 신고됐다.
다만 지난해 신고 당시 재산에 포함된 배우자 명의 가상자산 1470만원은 모두 처분했다.
지난해 2월 새로 취임한 황건일 위원은 30억2496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취임 당시보다 약 5억원 늘었다.
배우자가 서울 상도동 래미안상도3차아파트(114.97㎡)의 2억623만원어치 지분(28.74㎡)을 상속했고 본인·배우자 등의 예금은 3억7506만원에서 12억7501만원으로 불었다.
지난해 신고 때 5억8780만원에 이르렀던 네이버·삼성전자 등 황 위원 소유 국내 주식은 모두 매각했다.
지난해 4월 금통위에 합류한 김종화 위원의 재산은 40억5142만원이다.
서울 방배동 방배현대멤피스2 아파트(162.80㎡·14억5500만원)와 본인 예금(13억8251만원) 등이 포함됐다.
역시 같은 시점에 취임한 이수형 위원의 재산은 분당구 서현동 현대아파트(189.63㎡·12억9779만원)와 사인 간 채권 11억원 등 모두 23억3166만원이었다.
지난해 7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통위원 평균 재산이 54억원으로 평소에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부동산·금융·증권 투자를 많이 하고 관심도 많았다는 뜻"이라며 "이분들이 국민 다수의 이익을 위해 통화정책을 결정할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재산이 많다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부정이나 불법으로 재산을 많이 축적한 게 아니면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아주경제=서민지 기자 vitaminji@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