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를 넘긴 가운데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탈세계화 및 블록화 기조하에서 중앙은행 등의 수요 이어지고 미국의 채권금리 하락 등 금 투자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근 금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 선을 넘어서는 등 작년에 이어 2025년에도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이 하향 조정되며 금 가격이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올해 초 상승 흐름이 재개됐다"며 "세계 금 협회(World Gold Council, WGC)의 금 가격 변동 요인 분해 데이터를 살펴보면, 연초 금 가격의 상승은 리스크와 불확실성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을 자극했던 이슈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을 들 수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취임 후 무역 분쟁 우려가 확대됐고 미 연준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금리 인하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발표하면서 향후 경기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앙은행의 금 매입도 금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는 "중앙은행과 기타기관은 2010년 이전까지 금을 순매도하는 주체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순매수 주체로 바뀌었다"며 "2022년부터 금 매입량이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심 연구원은 금 가격이 2분기 조정세를 보이겠지만 상승세는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앙은행과 기타 기관의 금 매입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러-우가 휴전을 시작으로 종전까지 나아가더라도 관련 이슈가 서방 국가와 비서방 국가 간의 완전한 대립 해소를 의미하지 않는다면 탈세계화나 블록화 등의 트렌드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중앙은행의들의 금 매입 기조에 변화는 부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이슈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을 돌아보면, 미국과 관계가 소원했던 국가들을 중심으로 금 매수세가 진행됐다"며 "당시 중국과 미국이 무역 분쟁으로 충돌했던 가운데 인민은행은 적극적으로 금을 매수한 국가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등 정책 불확실성을 자극하고 있는 만큼 과거와 동일한 모습이 반복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 가격이 역사적인 고점을 기록한 만큼 조정 가능성도 있다.
그는 "연초부터 이어진 금 강세를 기반으로 금의 명목 및 실질 가격이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모두 역사적 고점을 기록한 점은 금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낮추는 요인일 수 있다"며 "미 연준은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 중이고, 트럼프의 관세는 협상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금융시장의 트럼프 무역 정책 민감도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금 조정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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