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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비 부담에 점주들 뿔났다”…‘자체 배달’ 보이콧 확산하나? [일상톡톡 플러스]

배달대행사, 자체 배달 이용 음식점 대상으로 한 보이콧 움직임 확산
배달비 부담 증가에 대한 불만 가진 일부 음식점주 동참하는 분위기


배달의민족(배민)과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체들이 직접 배달하는 자체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자, 전국 배달대행사 사이에서 자체 배달을 이용하는 음식점을 대상으로 한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뉴시스·게티이미지뱅크
배달비 부담 증가에 대한 불만을 가진 일부 음식점주들이 이에 동참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배민이나 쿠팡이츠의 자체 배달 서비스를 해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기 평택 지역의 배달대행사들은 지난 15일부터 지역 내 음식점주들에게 배민의 자체 배달 서비스인 '배민1플러스'를 이용할 경우 배달대행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대신, 대행업체를 통해 배달하는 ‘가게배달’ 방식을 이용하는 점주들에게는 배달대행 수수료를 약 500원 인하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 1.5km 거리 배달 시 기본 수수료가 4000원이었던 것이 3500원으로 낮아지는 방식이다.

이 조치에 동참한 일부 음식점주들이 배민 자체 배달 서비스를 해지하면서, 평택 지역 내 1500여 개 매장 중 절반가량인 800여 개 매장이 배민1플러스를 거부하고 ‘가게배달’ 형태만 운영 중이다.
배민은 자체 배달 라이더가 직접 배달하는 ‘배민배달’과, 음식점이 배달대행업체와 자율적으로 계약해 배달을 진행하는 ‘가게배달’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배달대행업체 선택권이 제한적이며, 일부 대행업체들이 배달 시장을 독점 또는 과점하는 지방을 중심으로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앞서 경남 통영에서는 배달대행사들이 배민의 자체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음식점에 배달대행을 중단했고, 경기 오산에서도 배민 보이콧이 발생했다.
경남 창원에서는 배달대행업체들이 쿠팡이츠에 등록된 음식점의 주문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었다.

일부 점주들은 배달 앱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배달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하며 보이콧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기존에는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배달을 진행하는 ‘가게배달’ 점주들이 소비자와 배달비를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했다.
소비자로부터 배달비를 받는 대신 최소 주문 금액을 낮추는 방식이 가능했지만, 자체 배달이 확대되면 이 같은 운영 방식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배달대행 서비스를 받지 못할 경우 자체 배달 서비스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점주들도 있어, 불가피하게 배달 앱의 자체 배달을 해지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 앱의 자체 배달 확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배달시장에서 대행업체들의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자체 배달망을 강화할수록, 배달대행업체로 유입되는 주문량과 수익이 감소하게 된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배민은 같은 음식점의 중복 노출을 줄이고 소비자가 원하는 매장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지난 7일부터 세종시 등 일부 지역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개편했다.
이 개편안은 향후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개편된 UI에서는 현재 음식배달(배민 자체 배달)과 가게배달(대행업체 배달)로 나뉜 이용 경로를 통합하여 ‘음식배달’ 탭 하나로 운영한다.
이에 따라 자체 배달(무료 배달)과 가게배달(대부분 유료 배달)이 같은 화면에 노출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료 배달이 가능한 자체 배달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배달대행업체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배달대행 플랫폼의 주요 수익원은 배달 한 건당 라이더가 주문 중개 솔루션을 이용하며 지불하는 약 80원의 수수료다.
하지만 배민과 쿠팡이츠의 자체 배달 비중이 늘어나면서, 배달대행업체가 처리하는 주문량이 급감했다.

업계에 따르면, 배민 보이콧이 발생한 평택 지역의 배달대행업체들은 지난해 대비 배달 콜 수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
또한, 주요 배달대행업체들의 실적도 악화되면서 손실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배달대행 플랫폼 3사의 영업손실은 △바로고 166억3200만원 △만나플래닛 54억1700만원 △로지올 52억1500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만나플래닛은 지난해 정산 자금이 바닥나면서 라이더 출금이 중단되었고, 투자자들에게 지급 불능(디폴트)을 선언하기도 했다.

배달대행업체와 배달 앱 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업계 전반에 걸쳐 배달 서비스 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시장 재편 과정에서 점주들과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앱의 자체배달 서비스 확대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는 전략일 수 있다.
그러나 음식점주 입장에서는 배달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수익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역 배달대행업체들이 지역 경제의 중요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자체배달 확대는 중소 배달대행업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음식점주들의 반발은 결국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정책과 배달비 구조에 대한 재검토를 촉구하는 신호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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