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가 국내 증시 '큰형님'들을 맞이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들이 새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거래 활성화 기대도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프리마켓 거래량 부족에 따른 시세 왜곡 현상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아직 남아있다는 평가다.
24일 넥스트레이드에 따르면 대체거래소 내 매매 가능 종목이 이날부터 기존 110개에서 350개로 확대된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45개 종목과 코스닥 95개 종목이 새로 합류한다.
이로써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지수의 구성 종목이 모두 대체거래소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오는 31일엔 종목이 800개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형주들이 대거 편입되면서 대체거래소 거래량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 4일 10개 종목으로 첫 포문을 열었던 넥스트레이드는 나흘간 거래대금이 799억원을 돌파하며 순항하는 듯했으나, 2주 차(10~14일)에 접어들면서 599억원으로 25% 급감했다.
개인이 차지하는 거래대금 비중이 98%에 육박하는 등 외인·기관의 유입이 저조한 점 역시 숙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주문전송시스템과 프리·애프터마켓 덕분에 대체거래소가 성공적으로 안착 중이지만 기존 한국거래소의 거래대금이 대체거래소로 단순 이전되는 물량도 있다"며 "해당 구축효과를 제외한, 대체거래소 출범에 따른 국내주식 거래대금 순증가 효과는 5% 내외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거래대금 회복은 시세 왜곡 방지 차원에서도 필요한 요소다.
최근 넥스트레이드에선 거래량이 적은 프리마켓을 중심으로 개장 직후 주가가 상·하한가를 찍은 뒤 되돌아가는 종목들이 상당수 포착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 17일엔 DB손해보험이, 이튿날엔 제일기획이 개장 직후 하한가를 맞았다.
19일엔 웹젠과 NH투자증권이 상한가로 직행하는가 하면 20일엔 강원랜드, 롯데지주, 현대건설이 하한가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프리마켓의 절대적인 유동성 부족이 꼽힌다.
시장가 거래가 지원되지 않는 프리마켓에서 시장참여자들의 충분한 호가가 채워지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이 되는 셈이다.
실제로 시세 급변 종목이 몰렸던 지난 18일 하루 동안 넥스트레이드에선 1179억원어치가 거래됐는데, 이중 프리마켓의 거래대금 비중은 7%(86억원)에 불과했다.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이러한 시세 왜곡 현상에 대해 "거래량이 부족한 게 가장 큰 요인"이라며 "증권사와 같은 시장조성자들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증권거래세 면제 혜택을 줘야 하는 데 이를 위한 법적 제도가 미비하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이 면세 혜택 없이 대체거래소에 유동성을 공급할 경우 막대한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증권사들은 한국거래소와 시장조성 계약을 체결하고 배정받은 종목에 대해 매수·매도 양방향 호가를 지속해서 제출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현재 미래에셋·메리츠·NH투자증권 등 9개 회원사가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와 시장조성계약을 체결하고 활동 중이다.
이들 기관의 시장 조성용 거래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증권거래세가 면제된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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