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사업본부 2025년 1조1605억 투입
전년比 2486억 ↑ 5년새 최고치
2024년 3대 가전 매출 25조 신기록
미국 6대 가전 점유율 1위 올라
가전구독·D2C 등 사업 새 원동력
유통 단계 줄이고 수익성은 개선
향후 B2B 시장 공략에도 공들여
LG전자의 올해 생활가전 부문 시설 투자액이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존의 가전 ‘명가’에서 ‘대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이는 특히 지난해 주요 가전 생산·매출이 업계 침체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면서 LG 쪽에서 60년 넘게 이어온 생활가전 사업에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생활가전솔루션(HS) 사업본부에 역대 최대 규모인 1조1605억원을 투입한다.
투자액은 품질 개선, 노후시설 대체, 신모델 개발 등에 활용된다.
전년 대비 투자 증가액도 2486억원으로 최근 5년 사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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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LG 트윈타워. 연합뉴스 |
지난해는 생활가전과 에어컨·칠러 등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함께 H&A 사업본부로 묶어 9199억원을 투자했는데, 올해는 HVAC가 별도 본부로 분리된 가운데 HS사업본부에만 1조1605억원을 책정한 것이다.
이 같은 유례없는 집중 투자는 LG전자의 자신감에서 비롯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업계 불확실성이 증가한 와중에도 LG전자의 생활가전 실적은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LG전자는 매년 사업보고서에 주요 가전인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의 글로벌 생산량과 매출액을 공개한다.
지난해 이들 3가전의 생산량 총합은 4212만8000대로 처음으로 연간 생산량 4000만대를 돌파했다.
2021년 20조원대에 머물렀던 3가전 매출액 총합은 2022∼2023년 22조원대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전년 대비 10% 이상 급증한 25조1858억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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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트랙라인에 따르면 미국 주요 6대 생활가전 시장에서 2023년 점유율 19%로 2위에 머물렀던 LG전자는 지난해 21.1%로 1위에 올라섰다.
업계에선 가전구독, 소비자직접판매(D2C) 등 LG전자의 새로운 사업방식이 성장세의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한다.
2022년 본격적인 가전구독 모델을 구축한 LG전자는 불과 2년 만에 관련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구독 모델은 국내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에 진출한 데 이어 홍콩, 싱가포르 인도 등으로도 확장 중이다.
D2C는 LG전자 공식 온라인 브랜드숍을 통한 판매를 늘려 기존 유통 단계를 줄이고 수익성을 개선하는 사업방식이다.
LG전자는 2020년 한국영업본부 산하에 온라인그룹을 신설한 뒤 지속해서 D2C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는 앞으로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해 생활가전 사업의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구상이다.
B2B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에 비해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덜 받고, 한 번 궤도에 오르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가전 업계의 돌파구로 부상했다.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은 지난해 “3년 내 미국 가전 B2B 시장의 ‘톱3’가 되겠다”고 선언했고, 1년 새 LG전자의 미국 내 건축업자(빌더) 사업 매출은 64% 증가했다.
빌더를 통해 대규모 주택의 빌트인으로 진입하는 미국 B2B 가전 시장의 특성을 파고든 것이다.
LG전자는 올해도 B2B 시장의 고삐를 바짝 쥐고 나섰다.
역대 처음으로 미국 디자인·건축 박람회 ‘DCW 2025’의 양대 전시회인 ‘주방·욕실 전시회’(KBIS)와 ‘국제건축 전시회’(IBS)에 동시에 참여해 빌더를 공략했다.
가전업체로선 제너럴일렉트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전시장을 마련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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