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국내 시장 포화·경기 침체 대안 마련
글로벌 스타 마케팅, 현지 생산역량 강화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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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시장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기업들이 글로벌 스타 마케팅, 생산시설 확충 등 전략으로 수출 규모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사진은 BTS 진과 협업한 오뚜기 '진라면' 광고 캠페인 /오뚜기 |
[더팩트|우지수 기자]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낸 K푸드 사례가 늘자 오뚜기, hy 등 내수 시장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해외 사업에 본격 힘을 쏟는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식품업체가 글로벌 사업에 대한 중장기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글로벌 스타 기용, 현지 생산설비 확보 등 비교적 소홀했던 해외 비중을 키우고 국내 소비시장 포화, 경기 침체 상황에 대응하려 하는 모양새다.
오뚜기는 오는 2030년까지 해외매출액을 1조1000억원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치를 설정했다. 회사 주요 과제를 글로벌 매출액 증대로 정하고 이를 위해 브랜드 영문명도 외국인들에게 친근한 형태로 바꿀 계획이다.
오뚜기 전체 매출액 중 해외 매출액의 비중은 지난해까지 10% 언저리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9.1%에서 지난해 기준 10.2%수준까지 8년간 1.1%p(포인트) 성장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800억원대에서 3600억원대로 2배 가까이 늘었다. 해외 매출 비중을 꾸준히 늘려 왔지만 여전히 경쟁사로 꼽히는 삼양식품(78%)과 농심(38%)에 비해 낮은 수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뚜기는 올해 대표 라면 진라면의 해외 시장 점유율을 키울 계획이다. 글로벌 인기 그룹 BTS(방탄소년단) 멤버 진과 함께 '진라면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다. 진라면의 새로운 수출용 패키지에 영문 'JIN'을 강조했고 진을 광고 모델 삼아 해외 수출에 나선다. 오는 26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는 현재 영문 기업명 'OTTOGI'를 외국인이 발음하기 편한 'OTOKI'로 공식 변경한다.
창립 이래 최초로 미국 오뚜기 생산공장도 짓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라면, 소스, 간편식 등을 생산할 공장 부지를 확보했고 공장 착공을 위한 인허가 과정을 밝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뚜기는 뉴질랜드와 중국, 베트남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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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는 국내 시장 포화, 경기 침체 등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글로벌 사업을 꼽았다. 사진은 배우 이민호, (여자)아이들 멤버 우기를 모델로 기용한 hy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중국 패키지 모습 /hy |
hy 경우 올해 해외 매출액 500억원 목표를 내놨다. 이 회사 지난해 해외 매출액은 30억원(전체 매출액의 2% 수준)으로 약 17배가량 규모를 키운다는 목표다. 내수 시장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해외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를 신설했고 올해부터 수출에 드라이브를 건다.
hy의 주요 공략 국가는 중국과 미국이다. 중국 발효유 시장은 15조원, 미국은 17조원 규모로 한국 시장 규모의 7~8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중국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시작한 발효유 제품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윌)'을 이달부터 현지 편의점 채널에 입점시켰다. 중국 상하이를 포함한 각 지역 패밀리마트 2200개점과 세븐일레븐 600개점에 윌을 납품하고 판매 지역을 꾸준히 확대힌다.
지난 2월에는 북미 최대 한인마트 H마트에 자사 제품을 들였다. 같은 달 대만에 온라인 수출을 시작했고 이르면 상반기 현지 생산 방식으로 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또 커피 제품 '하이브루'에 BTS 멤버 사진을 패키지에 적용한 수출 전용 제품을 현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출시했다. hy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K푸드 관심도가 높아졌고 국내 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사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며 "올해를 글로벌 확장 원년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수 중심 업체들이 글로벌 확장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내수시장 포화가 점쳐지고, 삼양식품 등 해외 사업에서 수익성을 크게 내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원부자재 수입 가격이 올라 국내 사업의 극적인 성장을 노리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삼양식품 경우 '불닭' 브랜드 흥행으로 지난 2016년 900억원 수준이었던 해외 매출액을 지난해 1조3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 사업이 성장을 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라는 분위기"라며 "광고 모델, SNS 홍보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자 인지도를 얻는 것이 급선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더라도 최근 거세지는 K푸드 열풍에 올라탄다면 빠른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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