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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잘사니즘’…에너지고속도로 속도낼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잘사니즘’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인공지능(AI)·바이오·문화·방위산업·에너지·제조업의 영문 첫 글자를 딴 ‘ABCDEF 정책’을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에너지고속도로 건설 등 기존에 밝힌 에너지 정책공약을 다시 한번 상기한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시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내놓은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지 주목된다.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시급”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고속도로는 전국의 재생에너지 자원을 하나의 효율적 네트워크로 연결해 필요한 곳에 전력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전력망 혁신 이니셔티브를 말한다.

관련해 지난 17일 국회에서는 ‘재생에너지고속도로 구축을 위한 해상풍력의 역할과 지원방안’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배지영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에너지고속도로 개념 및 추진방향 제안’ 발표를 통해 서해안 HVDC(고압직류송전) 구축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2030년을 목표로 빠르게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정부는 2036년까지 서해안 지역에서 생산된 해상풍력 전력을 수도권으로 공급하기 위한 HVDC 방식의 서해안 해저 송전망 구축을 계획하고 있는데, 더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배 연구원은 “많은 전력을 필요로하는 반도체·AI·디스플레이 등의 첨단전략산업이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될 예정이라 전력공급 안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서남권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가 확대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남서해안에서 동해안을 아우르는 ‘한반도 에너지고속도로’ 구축 계획도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기대선 시 이재명 대표 공약되나…업계 관심

이날 토론회는 헌재 선고를 앞둔 미묘한 시기에 열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에너지고속도로는 이 대표가 대선 후보 당시 공약으로 제시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21년 당시 “박정희정부의 ‘산업용 고속도로’가 산업화의 토대가 되었고, 김대중정부의 ‘인터넷 고속도로’가 대한민국을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이끈 것처럼 기후위기 시대의 대전환을 준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드는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고 언급했다.

공약집에는 광주·전남의 초광역 협력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내용으로 △탄소 중립 에너지 자립도시 기반 구축 △재생발전단지 연계 그린수소 생산기지 구축 △해상풍력 연계형 RE100산단 구축 △재생에너지 송배선 위한 에너지고속도로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후에도 이 대표는 “전국 어디서나 누구나 무한한 햇빛과 바람을 이용해 바람 농사, 햇빛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지능형 송배전망, 즉 에너지고속도로를 깔아야 한다”면서 전력망 확충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이 대표는 지난달 1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ABCDEF 정책’을 발표하며 ’E’분야에서 에너지고속도로를 재차 언급했다.
이 대표는 “에너지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한다.
전력생산지의 전력요금을 낮춰 바람과 태양이 풍부한 전남 신안·영광 등 서남해안 소멸위기 지역을 에너지 산업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고속도로 계획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업계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해안 HVDC 구축이 본격화되면 LS전선을 비롯한 해저케이블 제조업체, 효성 등 변환설비 업체, LS마린솔루션과 같은 시공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지연되면서 관련 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력망 확충과 비용 부담 완화가 신속히 이루어진다면, 해상풍력 및 관련 산업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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