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책임론’ 불거지는 MBK 김병주 회장, 국회 증인 불출석 통보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3-14 22:00:00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와 관련해 18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여는 현안 질의에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한다고 밝혔다.

14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서면에서 “부득이 회의에 출석하기 어려운 점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며 “MBK의 펀딩과 투자 과정에는 관여하지만 이미 투자가 완료된 개별 포트폴리오 회사(홈플러스)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아 질의에 충실한 답변을 드리지 못할 것이 염려된다”고 설명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MBK파트너스 제공

김 회장은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김광일·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이사(각자대표)가 위원회가 궁금해하는 제반 사항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며 “홈플러스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관계되신 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김병주 회장이 홈플러스 사태에 책임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날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광일 부회장은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가능성에 대해 “홈플러스 간담회에서 말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일축했다.

MBK는 국내 및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영사로 2015년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인수할 당시 금융 차입은 4조원이 넘었고 MBK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홈플러스의 핵심 자산인 점포 등을 매각했다.
경영 개선 의지보다 매장 수익과 알짜 점포 매각으로 차입금을 갚는 MBK의 방식은 논란을 불렀다.
MBK는 또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하지 않았음에도 자구 노력 없이 지난달 신용등급 강등을 이유로 전격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해 비판 받고 있다.


재계와 정계에서는 MBK가 소유주 책임을 회피하고 투자 손실만 막고자 무리하게 회생을 택했고, 홈플러스의 매장과 사업부를 마구 매각해 약탈적 경영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잇따른다.

홈플러스는 회생 신청 바로 전까지 어음과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고 이 채권이 개인투자자들에까지 유통돼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전날 발간한 ‘투기자본 MBK의 홈플러스 먹튀매각 시즌3 보고서’에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남(법원과 채권단)의 손을 빌려 홈플러스를 안락사시키려 한다”며 MBK를 제외한 직영직원, 협력업체와 직원, 소비자,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비판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MBK가 기업회생 절차 신청을 통해 경영에서 손을 떼고 홈플러스를 청산하려 한다”고도 주장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