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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지주사 전환 시동…손보사 M&A '큰손' 될까


롯데손보·악사손보·MG손보 등 거론…"재정건전성 낮아 어렵다" 의견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손해보험사 인수를 통한 금융 포트폴리오 강화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보생명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손해보험사 인수를 통한 금융 포트폴리오 강화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보생명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교보생명이 '풋옵션 분쟁'을 끝마치면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통한 지주사 전환의 길이 열렸다. 금융사 포트폴리오의 확장이 전망되는만큼 인수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손해보험사를 사들일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현재 매물로 나온 손보사들의 재정건전성이 낮은만큼, 인수가가 떨어져야 교보생명이 적극 인수를 타진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어피니티와 싱가포르투자청이 각각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9.05%, 4.5%를 SBI그룹, 신한투자증권 등에 매각(주당 23만4000만원)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투자 원금(주당 24만5000원·액면분할 전 기준)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번 매각을 통해 어피니티와 GIC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은 각각 일본계 금융그룹인 SBI그룹과 신한·한국투자증권 등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에 넘어가게 됐고, 신창재 회장은 본인과 특수관계인(39%), SBI그룹, SPC 등 과반의 우호 지분을 확보했다.

과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에 매입한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과 주주 간 계약을 맺고 "2015년 9월 말까지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어피니티 측이 풋옵션을 행사해 신 회장에게 지분을 매도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교보생명의 IPO는 무산됐고 어피니티 측은 2018년 주당 가격 41만원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에 신 회장은 너무 높은 가격이라며 풋옵션 행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두 차례 국제중재재판까지 거친 양 측은 신 회장 측이 컨소시엄과 개별 협상을 하면서 간격을 좁혀왔고 결국 7년이나 끌어온 풋옵션 분쟁은 매각을 통해 결론이 지어졌다.

이번 분쟁 마무리를 통해 신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통해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2023년 2월 정기 이사회에 금융지주사 설립 안건을 보고하고 금융지주사 전환을 선언했으나 어피니티와의 분쟁에 가로막혀왔다.

금융지주사를 설립하려면 이사회 결의와 주주총회 결의, 금융위원회 인가 승인 등을 차례로 거쳐야 하는데 주총 결의에서 주주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지 못해왔다. 이번 분쟁 마무리를 통해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공식 해체되면 인적분할에 반대할 주주가 없어지게 된다.

보험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자본 규제가 강한 보험사와 더불어 비보험 계열사를 통해 자본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교보생명의 손해보험사 인수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증권사, 자산운용사, 신탁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교보생명이 손해보험을 비롯한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을 인수해 지주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손해보험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며, 손보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매물로 나온 손보사들의 재정 건전성이 좋지 않아 인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교보생명이 인수할 수 있는 손보사로는 롯데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악사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들 모두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익이 272억원으로 전년(3016억원)대비 91% 감소했으며, 대표적인 보험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59.8%로 전년(213.2%)보다 53.4%p 하락했다.

MG손보는 현재 메리츠화재가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MG손보 노조의 반발로 실사조차 어려운 상태인데다, K-ICS비율이 43.4%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만일 메리츠화재의 인수가 무산될 경우 사실상 청산 가능성이 거론되는만큼, 교보생명의 인수는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 MG손보와 악사손보의 경우 과거 교보생명이 인수를 검토하다 중단한만큼, 재차 인수에 나서기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의 손보사 인수에 대한 의지가 큰데도 현재 시장에 마땅한 매물이 없는 상태"라며 "결국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의 인수가가 낮아져야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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