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험이 없거나 미취업 기간이 길수록,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 저숙련, 불안정할수록 쉬었음 상태로 남아 있는 청년 비중이 높았다.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쉬었음을 택했다는 청년이 다수인 상황에서 번아웃이나 심리적·정신적 문제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10명 중 7명은 쉬었음 기간에 불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서울 중구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서 열린 2025년도 청년고용 포럼 1차 회의에서 관련 실태 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고용노동부가 학계 및 현장 전문가와 청년 일자리 문제를 다각도로 살피고 정책 개선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고용정보원은 1년 이상 ~3년 미만 미취업 청년 318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두 달간 실태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일경험이 없을수록 ▲미취업 기간이 길수록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저숙련·불안정할수록 쉬었음 상태로 남아 있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이 쉰 기간은 평균 22.7개월로 4년 이상 쉰 청년 비중도 약 11%에 달했다.
근로소득 경험이 있는 청년이 87.7%로 대다수였고, 평균 근속 기간은 17.8개월로 나타났다.
마지막 일자리의 임금 수준과 관련해선 200만원 이상에서 300만원 이하라고 답한 비중이 48.8%로 다수였다.
쉬었음을 택한 사유로는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과 교육·자기계발(35.0%) 답변이 주류였다.
다만 번아웃(35.0%), 재충전이 필요해서(27.7%), 심리적·정신적 문제(25.0%) 등의 비중도 상당했다.
복수 응답임을 고려하더라도 적지 않은 수치라는 점에서 청년층 어려움이 상당함을 알 수 있는 항목이다.
쉬었음 상태가 불안하다고 답한 비율은 77.2%에 달했다.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충전하는 시간이라는 인식이 줄고 '힘든 시간, 구직 의욕을 잃게 만든 시간'이라는 인식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58.2%)은 쉰 기간을 '경제적·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쉬는 기간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 묻는 항목에선 복수응답 결과, 교육·자기계발(55.5%)과 휴식·재충전(52.1%)을 했다는 답변이 다수였다.
다만 특별한 활동이 없었던 경우도 20.3%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들이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점은 희망 요인이다.
응답자의 84.6%는 삶에서 일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57.3%는 향후 더 좋은 일자리로 이직할 수 있다고 했다.
취업에 필요한 정부 지원으로는 생활비(50.6%)보다는 직업교육·훈련(59.3%)과 취업알선·정보제공(54.7%)이 중요하다는 답변을 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이날 수도권과 지역 간 청년 일자리 격차가 쉬었음 증가로 연결되는 문제를 제기했다.
2018년을 기점으로 청년 취업자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했는데, 경남 조선업 등 비수도권 제조업 침체와 수도권 지식기반산업 부상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청년들이 수도권 지식기반산업과 대면 서비스업에 집중하면서 이 부문에서 취업했던 청년 중심으로 쉬었음 청년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참석한 위원들은 청년이 일하는 중에 겪는 심리 문제로 쉬었음 상태에 빠지거나 쉬었음 과정에서 경험하는 불안이 고립, 은둔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 대상으로 심리 상담 지원을 확대하고, 초기 쉬었음 단계에 조기 개입해 장기화를 막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정한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청년들이 좁은 취업 문 앞에서 좌절하거나 취업 후에도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아니었다고 방황하는 상황이 쉬었음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포럼을 통해 파악한 쉬었음 청년 실태를 바탕으로 청년들이 노동 시장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정책을 다듬겠다"고 덧붙였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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