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악성 임대인의 전세 보증금을 대신 갚아주고 돌려받지 못한 돈이 2조882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위변제액 중 15%만 회수했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로부터 '전세보증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 회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HUG가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준 건수는 1만7021건, 금액은 3조4152억원이다.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3번 이상 이를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1년간 보증 채무를 갚지 않은 임대인이다.
통상 '악성 임대인'으로 불린다.
HUG는 이들로부터 5324억원만 돌려받았으며, 나머지 2조8828억원은 여전히 돌려받지 못했다.
회수율은 15.5%에 그쳤다.
권역별로 전체 미회수 금액 2조8828억원 중 97.6%는 수도권에 몰려 있다.
서울은 HUG가 집주인 대신 갚아준 돈이 1조1749억원이다.
HUG는 이 중 21.4%인 2854억원만 돌려받았다.
인천은 변제액 1조1749억원 중 6.8%인 803억원만 회수했다.
경기도는 8077억원 중 17.0%(1377억원)만 받아냈다.
이처럼 HUG가 아직까지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 대위변제 잔액은 서울에서 강서구(4125억원), 양천구(1288억원), 구로구(1225억원), 금천구(1021억원) 순으로 높았다.
인천은 부평구(3491억원), 미추홀구(3086억원), 남동구(1939억원), 서구(1544억원) 순으로 잔액 규모가 컸다.
경기는 부천시(2971억원), 고양시(594억원), 안양시(484억원) 순이다.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는 지난달 기준 849명으로, 경기(269명), 서울(249명), 인천(168명) 순으로 많았다.
박 의원은 "전세사기 주범인 이들이 서민들의 삶을 짓밟는 것뿐 아니라 국민 세금을 재원으로 하는 공기업의 재정 건전성까지 파탄내고 있다"며 "악성 임대인의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전세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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