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운용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정부가 4년간 5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전세와 전세사기 여파로 HUG의 재무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7일 국토교통부가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HUG는 2021년 3900억원, 지난해 3839억원 규모로 주택도시기금 출자를 받았다.
올해는 한국도로공사 주식 4조원 현물 출자와 7000억원의 주택도시기금 출자가 있었다.
정부가 이처럼 4년간 수혈한 금액은 총 5조4739억원이다.
 | |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빌라 밀집 지역 모습. 뉴시스 |
정부가 HUG에 출자를 이어가는 데는 보증사고 증가로 HUG 손실이 커져 자본금이 줄면 전세보증 가입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HUG의 보증 한도는 자본금과 연동된다.
전년도 자본금의 90배까지 보증할 수 있다.
보증 한도는 자본금의 70배였으나, 지난해 법을 개정해 90배로 늘리고 법정자본금도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확대했다.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반환을 요청받은 HUG가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은 2015년 1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조5544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의 경우 8월 기준 대위변제액이 2조7398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HUG가 먼저 전세금을 돌려주고 집주인에게 회수한 금액의 비율인 대위변제금 회수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회수율은 2020년 74%에서 2021년 52%, 2022년 19%, 지난해 15%로 떨어졌다.
올해 1∼8월 회수율은 8% 수준에 그쳤다.
민 의원은 “전세보증 대위변제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자구 노력 없이 자본금 출자와 보증 수수료율 인상을 통해 서민들에게 적자 부담을 떠넘기면 안 된다”며 “자본 확충을 국민 세금에 의존하지 않도록 정책 방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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