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최대 수혜주 꼽혔지만…
KB·하나금융 이틀 연속 3% 넘게 떨어져
시총·수익성 등서 증권·보험주에 밀려
기준 미달 신한은 밸류업 공시 특례 편입
투자자 실망감에 매물… 주가 동반 약세
전통적 ‘고배당주’ 통신주들도 모두 고배
같은 산업군 종목서 ROE 기준 못 미친 듯
“고밸류 기업에 인센티브 주기 위한 지수”
증권가 “주주환원 미약 종목 다수” 지적도
한국거래소의 코리아밸류업지수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됐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가 탈락하면서 대형 은행주에 대한 실망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밸류업 공시에 따른 특혜로 지수에 포함됐지만 거래소가 공개한 기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밸류업 지수 종목이 발표된 전날부터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KB금융은 전날 3.53% 주가가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4.76% 주가가 떨어졌다.
하나금융지주도 전날 3.40% 주가가 하락했고 이날 3.19% 하락해 약세를 이어갔다.
거래소가 전날 오후 3시30분 장 마감 후 지수 구성종목을 공개했지만 이들 종목은 하락을 기록했다.
 | | 사진=연합뉴스 |
당초 은행주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세워 밸류업 최대 수혜주로 꼽혔다.
올해 1월2일부터 지난 23일까지 ‘KRX 은행지수’는 28.35% 상승하며 단일 업종 기준으로는 헬스케어(+29.99%) 다음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하지만 거래소가 발표한 밸류업 지수에서는 대형 은행주가 불리한 요건을 갖췄다.
거래소는 지수의 특정 업종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부동산으로 산업군을 나눠 상대평가를 진행했는데 대부분 은행주는 시가총액, 수익성, 연속 환원 등에서 증권, 보험 등 다른 금융주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최근 2년 PBR도 산업군별 상위 50% 안에 들어야 하는데 대형 은행주의 PBR은 0.2~0.4배에 그쳐 미진했다.
이번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경우에는 밸류업 공시를 조기에 시행한 특례편입 대상으로 지수에 포함될 수 있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런 현상은 밸류업 지수의 목적이 저평가 기업을 편입해 밸류(가치)를 높여주기 위한 지수라는 오해로 발생했다”며 “밸류업 지수의 용도는 기업가치가 이미 높은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지수이며 인센티브를 위해 밸류업 지수에 편입되려는 기업의 노력이 기업가치를 높여주는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실망감에 대형 은행주인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지수에 포함됐음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신한지주는 5.14% 하락한 5만3500원에 장을 마쳤고 우리금융지주는 1.33% 하락한 1만5540원에 마감했다.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통신주도 밸류업 지수에서 고배를 마셨다.
커뮤니케이션 산업으로 분류되는 SK텔레콤과 KT는 지수 포함 기준이 되는 최근 2년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엔씨소프트, JYP Ent, 에스엠 등에 밀린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과 KT 주가도 이날 1.38%, 2.17% 각각 하락했다.
 | | SK텔레콤. 뉴시스 |
증권가에서는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개별기업들 중 주주환원이 미약한 종목이 다수 보인다고 지적한다.
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개별 종목으로 보면 배당수익률이 2%를 하회하는 종목이 53개로 과반이며 배당성향으로 봐도 20%를 하회하는 비율이 54개로 과반”이라며 “배당 유무만을 고려한 이분법적인 주주환원 척도로 질적인 부분은 고려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 종목군의 2023년 3분기~2024년 4분기 전년 대비 순익 증감률은 +3.7%로 코스피200 종목의 +30.6% 대비 크게 낮다”며 “고 PBR 위주 코리아밸류업지수를 벤치마크로 추종하는 국내 기관들이 있을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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