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 13차례 연속 역대 최장
대통령실 “내수부진 우려” 불만
이창용 “부동산·가계부채 시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역대 최장 기간인 13차례 연속 동결한 데 대해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아쉽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2일 기준금리를 현 3.50%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은이 이자율을 급히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함으로써 부동산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이 총재는 또 금리 인하 기대에 편승해 과도한 대출로 집을 사는 이른바 ‘영끌족’을 향해 2018∼2021년처럼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오를 것으로 바라지 말라는 취지로 경고하기도 했다.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기로 한 배경에 대해서는 “금리를 높게 유지함으로써 내수 부진이 더 가속화될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부동산 가격과 그로 인한 가계부채 증가의 위험 신호를 지금 막지 않으면 더 위험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내수진작보다는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나아가 “지금은 어떤 결정을 해도 합리화시킬 수 있고, 어떤 결정을 해도 욕먹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부동산 가격이나 가계부채가 올라가는 것을 잡아두는 것이 굉장히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22일 서울 서초구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여져 있다.
뉴스1 |
대통령실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지만 내수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금리 결정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나타낸 것은 이례적이다.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2분기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 속보치)이 -0.2%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 들어서도 민간소비 등 내수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김수미 선임기자, 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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