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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5조46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슈퍼 호황기에 버금가는 2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앞서 10조4000억원의 2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를 공개했는데, 사업부문별 수치가 담긴 확정 실적은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는 매출 16조4233억원, 영업이익 5조4685억원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24.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특히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영업이익의 경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1분기(2조8860억원)보다 2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8년 2분기(5조5739억원)와 3분기(6조4724억원) 이후 6년 만에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게 됐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부진을 씻고 호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시장 업황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회복세는 지난해 4분기부터 점차 강해지고 있다. 여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리더십이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SK하이닉스는 "HBM, eSSD 등 AI 메모리 수요 강세와 함께 D램, 낸드 제품 전반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이와 함께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환율 효과도 더해져 시장 기대에 부응하는 호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거두면서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이 2분기에 얼마나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DS의 성적에 따라 반도체 경기 회복의 강도를 확인하는 동시에 업황 빅사이클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이 2분기 6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더팩트 DB

삼성전자는 마찬가지로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었다. 반도체 부문 연간 적자 규모만 15조원에 달한다. 물론 올해 1분기 DS부문은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하며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 데다, 2분기에도 사실상 호실적을 예고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1452.24% 급증한 10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 내용이 담긴 2분기 확정 실적은 오는 31일 공개할 예정이다.

업황 개선에 힘입어 DS부문이 전사 실적을 이끌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규모를 넘어섰을지 여부가 관심사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먼저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 1조원가량 더 많은 이익을 냈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을 6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증권가 예상이 맞다면 삼성전자가 재역전하는 셈이다.

두 회사 영업 실적은 향후에도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선두 자리를 차지한 삼성전자가 꾸준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HBM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지, 아니면 SK하이닉스가 지금의 우위를 계속 가져갈 수 있을지 미래 시장 주도권이 걸린 문제다.

삼성전자는 최근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시장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 '큰손'인 엔비디아에 대한 제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제품 개발에 주력하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엔비디아에 샘플을 제공한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해 HBM 시장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