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 ‘세액 공제’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 소액주주
배당 증가분에는 세율 14→ 9%로
주주환원 촉진대책 3년 한시 적용
최대주주 주식 상속 때 할증 폐지
가업상속공제 대상기업 확 늘려
금투세 폐지 재확인·ISA한도 2배 ↑
정부가 3일 발표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나선 기업들에 법인세 혜택을 주고, 이들 기업으로부터 배당을 받는 개인주주의 세 부담을 덜어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
또 최대주주 등의 주식을 상속할 때 붙는 할증평가를 폐지하는 한편 밸류업 기업 등을 대상으로 가업상속공제 대상·한도도 늘려 주주환원·배당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세 번째)이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관계 부처 합동 브리핑에 참석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하면서 “정부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체감경기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
정부는 우선 밸류업 공시 기업의 배당,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 증가금액에 대해 법인세 세액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직전 3년 평균 대비 주주환원 증가액이 5%를 초과하면 5%의 세액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배당을 받는 개인주주에 대한 세제 혜택도 마련됐다.
법인세 세액공제를 적용받는 밸류업 기업으로부터 배당을 받는 주주의 ‘배당 증가분 등’에 대해 저율의 분리과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배당 등 금융소득은 2000만원 이하일 경우 14%의 원천징수 세율을 적용하고, 2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 누진세율(14∼45%)을 적용해왔다.
정부는 배당소득에 대한 높은 세 부담이 장기 투자를 저해한다고 판단, 세율을 낮추기로 했다.
방안에 따르면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 개인주주는 배당 증가금액에 대해 9%의 세율을, 나머지 배당액에는 14%의 세율이 적용된다.
배당 증가분의 경우 세율이 35.7%(14→9%) 낮아지는 셈이다.
2000만원 초과 개인주주는 ‘배당 증가금액에 25% 세율+나머지 배당 비교 종합과세’나 ‘배당 증가금액(2000만원 한도)에 9% 세율+나머지 배당 비교 종합과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최고세율 기준 세율이 45%에서 25%로 20%포인트 완화된다.
이에 따라 2022∼2024년 평균 1000억원을 배당했던 한 기업이 내년에 배당액을 1200억원으로 늘렸을 경우, 이 기업으로부터 배당소득 1200만원을 받는 주주 A(다른 금융소득 없음)는 납부액이 168만원에서 158만원으로 줄게 된다.
2400만원을 배당을 받는 주주 B(〃)도 납부액이 336만원에서 316만원으로 경감된다.
‘배당 증가분 등’의 구체적 기준은 이달 말 세법개정안 때 발표되며 주주환원 법인세 및 저율 분리과세 혜택은 3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정부는 최대주주 할증평가도 폐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대기업과 일부 중견기업 최대주주 주식에 대해 액면가보다 시가가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 상속 때 시장가격을 20% 가산해 왔다.
재계에서는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이 50%인데, 할증이 반영되면 최고세율이 사실상 60%로 높아져 부담이 커진다며 폐지를 주장해 왔다.
정부는 밸류업·스케일업·기회발전특구 기업을 대상으로 가업상속공제 범위를 종전 ‘중소기업·매출액 5000만원 미만 중견기업’에서 ‘중기·중견 전체(상호출자제한기업 제외)’로 확대하고, 한도도 최대 600억원에서 1200억원으로 늘려주기로 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납입한도를 연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확대(비과세 한도 200만원→500만원)하고,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도 폐지하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밸류업을 위한 세제지원 방안에 우호적인 평가가 내리면서도 좀 더 과감한 조치를 주문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당연히 기업 밸류업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 “배당 확대에 대한 주주들의 목소리가 증가하면, 기업의 배당성향도 올라가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충진 건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상속세 과표나 세율 중 하나는 최소한 조정을 해야 한다”며 “옛날에는 상속세의 기능이 ‘소득 재분배’였는데, 이제는 경제성장과 고용 촉진에 도움되는 ‘촉진세’로서의 역할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13.15포인트, 0.47% 오른 2794.01에 장을 마쳤다.
고(高)배당주로 분류되며 밸류업 관련 발표때마다 올랐던 은행주는 1.76% 상승마감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이도형·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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