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와 계약을 제한하거나 과중한 손해배상액을 부담하게 하는 등 부가가치통신사업자(밴사)의 불공정 약관들이 개선됐다.

3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13개 밴사의 대리점 계약서나 특약서 상 약관을 심사해 7개 유형의 불공정약관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불공정 약관 유형은 타 밴사와의 거래를 제한하는 조항이었다.
심사 결과 9개 밴사 약관에서 대리점 및 그 임직원이 다른 밴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이 발견됐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계약 해지나 손해배상, 대리점 제재 등의 페널티를 부과할 수 있는 조항도 있었다.
일부 밴사는 연대보증인, 특수관계인 등 임직원이 아닌 사람의 행위까지 대리점이 책임지도록 하는 '연대 책임' 조항을 두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약관이 영업의 자유와 기타 거래 활동을 현저히 제한하는 불공정한 약관이라고 보고 이를 모두 삭제하도록 했다.

과중한 손해배상액을 부담시키는 조항도 다수 발견됐다.
계약 중도 해지 시 선지급 받은 지원금 전액을 반환하게 하거나, 남은 계약기간 받을 수 있었던 거래수수료를 청구하는 등의 조항들이 다수 밴사 계약서에 있었다.

공정위는 계약 이행 기간의 고려 없이 손해배상액을 일률적으로 부과한 것은 불공정약관이라고 보고 시정을 요청했다.
밴사들은 이를 반영해 계약이행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해배상액이 낮아지도록 약관 조항을 고쳤다.

이 밖에도 ▲ 수수료·비용 부담 등 계약의 중요사항에 대해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항 ▲ 사업자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 ▲ 계약 해지 등의 불이익 조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거나, 민형사상 소송 제기를 금지하는 조항 ▲ 밴사 본사 소재지를 재판관할로 정해 대리점에 소 제기의 불편을 야기하는 조항 ▲ 계약기간 종료 시 대리점이 서면으로 의사표시를 하지 않으면 동일한 조건으로 계약이 자동 연장되도록 하는 조항 등이 불공정 약관으로 지적받아 개선됐다.

신용카드 밴 업무는 신용카드사와 카드가맹점 간 통신망을 구축해 신용카드 결제 및 정산과정에서 신용카드 조회, 거래 승인 등의 업무를 대행해주는 서비스다.
현재 총 27개의 밴사가 영업 중이며, 이번 점검 대상인 13개 사업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98%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소상공인 등 민생업종과 관련 분야의 불공정 약관을 중점적으로 점검해 경제적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