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와 경기 부진이 겹쳐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걷힌 정부 세금이 전년 동기 대비 33조9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4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걷힌 누적 국세수입은 총 134조원 이다.
 지난해 같은 시점 167조9000억을 걷은 것과 비교하면 33조9000억원이나 급감했다.
국세수입 예산 대비 진도율은 33.5%로 최근 5년 평균 1~4월 진도율(37.8%)보다 4.3%포인트 낮다.
올해 걷어야 할 세금이 400조5000억원의 33.5%가 4월까지 걷혔다는 의미다.
세수 진도율은 정부가 관련 수치를 보유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기재부는 세정 지원에 따른 세수 이연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세수는 23조8000억원 줄었다고 밝혔다.
2021년 하반기 진행한 세정 지원으로 이연된 종합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관세 등이 작년 1~4월에 걷히면서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세수 감소폭이 커졌다는 것이다.
기저효과 영향은 종합소득세 2조3000억원, 법인세 1조6000억원, 부가가치세 3조4000억원, 관세 등 기타 2조8000억원 등 총 10조1000억원으로 추산했다.
4월까지 걷힌 세금을 세목별로 보면 교육세를 제외하고 모두 감소했다.
 
부동산 거래가 줄면서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 중심으로 소득세가 작년보다 8조9000억원 덜 걷혔다.
지난 2월 기준 주택과 토지 매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9%, 40.6% 감소한 충격이다.
올해 1~4월 법인세는 3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월(51조4000억원)보다 15조8000억원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수출 부진의 영향이 크게 반영됐다.
 여기에 중간예납 기납부세액이 늘어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었다.
 
지난달 한 달 동안 걷힌 법인세는 11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월(20조3000억원)보다 9조원 줄었다.
 
기재부는 올해 법인세의 세수 결손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법인세는 소득세 다음으로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올해 총세수 예상 규모는 400조5000억원인데, 이 중 법인세(105조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26.2%다.
올해 1~4월 부가가치세는 2021년 하반기 세정지원에 따른 세수 이연 기저효과 등에 따라 3조8000억원이 줄었고 교통세도 유류세 한시적 인하 등에 따라 7000억원 감소했다.
 
주식시장 침체로 증권거래세(1조9000억원)는 1년 전보다 7000억원(-28.6%) 감소했으며 상속증여세(6조원)도 5000억원(-8%) 줄었다.
개별소비세(3조3000억원)와 관세(2조4000억원)는 각각 1000억원(-2.8%), 1조4000억원(-37.9%) 쪼그라들었다.
종합부동산세(2000억원)도 1000억원(-26.3%) 덜 걷혔다.
반면 교육세는 1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3% 늘었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전체적인 세수 상황이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5월 이후에는 3~4월처럼 큰 폭의 감소는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