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 입니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올겨울 삼성전자 주가가 신통치 않다.
통상적으로 연말에 주가가 오르는 경향을 보였지만, 올해는 예외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수요가 내년 상반기 이후에 회복될 것으로 보여 내년 초에도 삼성전자 주가의 부진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5만9500원에 마감했다.
소폭 상승하면서 거래를 끝냈지만, 아직 5만전자 신세다.
올해 초 7만8000원대에서 시작한 주가는 최근 5만8000원대에서 맴돌면서 고전 중이다.
지난 9월30일에는 5만1800원까지 주저앉는 등 올해 삼성전자 주가가 그린 궤도는 개인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최근 10년 동안 삼성전자는 10번 중에서 7번가량 12월에 주가가 올랐다.
통상적으로 '연말 랠리'를 펼치는 종목 중의 하나로 꼽힌다.
배당 기대감과 다음 해 실적 전망이 연말 랠리의 원동력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올 연말, 내년 초까지도 주가 모멘텀 공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버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연말과 연초, 삼성전자 주가의 모멘텀 공백기이며 주가 추세 랠리(뒷바닥) 시점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예상한다"면서 "주문 확대와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 횡보(하락 멈춤)에서 주가 랠리가 시작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전방 수요처들의 재고가 소진되고, 세트 출하가 증가하기 시작할 때"라면서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이 예상을 밑돌면서 반도체 영업이익이 3조원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 모멘텀 공백에 영향을 미친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 77조3000억원(+0.6%), 영업이익 7조9000억원(-27.3%)으로 컨센서스(영업이익 8조3000억원)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가격과 출하량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반도체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봤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연말 성수기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수준의 모바일 구매 회복 시그널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평년 대비 낮은 연말 시즌 수요를 감안하면 내년으로 넘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재고 또한 예상보다 높은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2020년까지 3년간 잉여현금의 50%를 특별배당으로 지급한 데 이어 2021~2023년도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2020년 말 대규모 특별배당(10조7000억원)을 실시했지만 2022년 2분기 실적을 기점으로 특별배당 여력은 사라진 상태다.
내년 특별배당 재추진이 쉽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업황 회복으로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계 원가에 다다르고 있는 낸드는 업체들의 감산 움직임 속에서 내년 상반기 중 업황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과 파운드리 신규 고객 확보 기대감이 주가의 추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