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정부 대응이 안일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미국 워싱턴 무역관이 한국 전기차 차별 문제를 본사에 2주 뒤에야 ‘뒷북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정민의원이 제출받은 코트라 미국 워싱턴 무역관의 본사 보고 자료에 따르면, 워싱턴 무역관은 IRA 초안 공개 이틀 뒤인 7월29일 “조 맨친(Joe Manchin) 상원의원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합의했다”는 반 페이지 분량의 내용으로 코트라 본사에 동향보고를 했다.
그러나 이는 전기차 세액공제 등 주요 내용이 빠진 속 빈 강정이었다.
 | 지난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11월 8일)를 두 달가량 앞두고 백악관에서 연 전기차법 입법 기념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
이후 워싱턴 무역관은 8월1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통상교섭본부장 명의로 미국무역대표부(USTR) 앞 서한을 전달하기 직전인 9일(현지시각)에서야 코트라 본사에 IRA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동향 등 입법 동향과 주요 내용에 대해 3페이지 분량 보고를 했다.
워싱턴 무역관은 대미 통상 정보수집을 강화하기 위해 설치된 ‘경제통상협력 데스크’다.
근무 인원만 해도 총 12명에 이른다.
코트라는 보호무역주의 심화, 미·중 갈등확산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미국 워싱턴 무역관과 EU 브뤼셀 무역관을 ‘경제통상협력 데스크’로 지정했다.
현안 이슈에 대응해 적기에 정보를 생산하고, 전파하는 역할이다.
당시 경제통상협력 데스크 사업 추진계획을 살펴봐도, 코트라는 “미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신 무역규범 도입·강화 논의가 가속화될 것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 | 7월 29일 코트라 미국 워싱턴 무역관의 본사 보고 내용.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실 |
홍 의원은 “워싱턴무역관이 적기에 IRA 내용을 파악해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보고했어야 하지만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며 “글로벌 경제·통상 질서가 재편되는 이 시기는 통상 대응력이 곧 국가 정보력이자 경제력이다.
향후 코트라는 경제통상협력 데스크를 비롯한 현지 무역관의 정보수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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