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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2분기 국내 보험회사의 RBC(지급여력) 비율이 상승하면서 자본건전성 우려를 덜게 됐다.
올해 들어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RBC 비율이 법정 기준에도 못 미치는 보험사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급하게 완충 장치를 마련한 영향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국내 보험회사의 평균 RBC 비율은 218.8%로 전분기말 대비 9.4%포인트(p)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생명보험사의 RBC 비율이 216.2%로 전분기 대비 7.4%p, 손해보험사는 223.2%로 전분기 대비 12.7%p 올랐다.

RBC 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수치로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150% 이상을 권고한다.

올해 들어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으로 채권평가손실이 증가하면서 몇몇 보험사들의 RBC 비율이 법정 기준에 미치지 못할 위험에 처했지만 금융당국이 완충 장치를 마련해준 덕에 상황이 개선됐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리 상승에 따른 보험사의 RBC 비율 하락에 대응해 LAT(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 제도) 잉여액을 RBC 상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지난 6월 말부터 적용했다.

LAT는 내년 보험사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원가 평가보다 부채가 클 경우 그 차액만큼을 추가 적립해 자본건선성을 높이게 한 제도다.

금융위는 보험사들이 RBC 비율 산출 시 LAT 순잉여액의 40%를 매도가능채권 평가손실 한도 내에서 가용자본에 가산할 수 있게 해 자본여력을 높여줬다.

덕분에 2분기 말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가용자본은 144조1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7조7000억원 늘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을 비롯한 기타 포괄손익누계액이 23조4000억원 감소했지만 LAT 잉여액이 33조3000억원 증가하면서 자본상황이 좋아졌다.

LAT 잉여액이 가용자본으로 인정되고 유상증자, 자산매각과 같은 자구책이 시행되면서 자본건전성이 우려됐던 일부 보험사들의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

DGB생명보험은 1분기 말 RBC 비율이 84.5%에서 2분기 말 165.8%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NH농협생명은 131.5%에서 184.6%로, KDB생명은 158.8%에서 199.6%, KB손해보험은 162.1%에서 197.3%로 개선됐다.

다만 MG손해보험 74.2%, 한화손해보험 135.9%, 캐롯손해보험 149.1%, DB생명 150.2%, 흥국화재 154%, 흥국생명 157.8% 등 일부 보험사들은 여전히 RBC 비율이 낮은 편에 속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6월 말 기준 보험회사의 평균 RBC 비율은 규제비율인 100%를 2배 이상 상회하는 등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금리상승 지속 등 잠재위험에 대비해 선제적 자본확충 유도 등 건전성 감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