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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첫 회에 터진 '기립박수'…황정민이 되찾은 왕좌 '리차드3세'
뉴스컬처 기사제공: 2022-01-14 10:00:00

2018년 배우 황정민이 10년 만에 '리차드3세'로 무대에 복귀를 결정한 것이 어떠한 동기에 의한 선택이었다면, 4년 후다시 '리차드3세'를 돌아온 것은 이전의 결과에 의한 선택일 것이다.


황정민이 스스로 느낀 결과가 어떤 형태를 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그가 연기하는 '리차드3세'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건 관객에게 더없이 좋은 일임은 분명하다.


연극 '리차드3세' 공연사진. 사진=샘컴퍼니

'리차드3세'는 잉글랜드의 군주 리처드 3세의 전기를 다루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단 2년간의 재위 기간에도 불구하고'희대의 폭군'이라는 씻을 수 없는 불명예를 안은그는 왕관을 차지하기 위해 형을 죽이고 조카를 암살하며, 아내까지숙청하는 등 잔인한 행위를 일삼았다.
권력을 향한 그의 욕구는 수많은 희생을 가져왔고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극적 상상력을 더했다.


특히 선천성 척추측만증을 가졌던 리처드3세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상상 속에서 곱사등이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에 극 중 '리차드3세'를 맡은 황정민은 등을 100분 동안 구부정한 자세와 말려 들어 간 손목, 엉겨 붙은 다리 등으로 '뒤틀린 몸'을 보여준다.
스스로를 '뒤틀린 사람'이라고 외치는 '리차드3세'를 시각적으로 표현해내는 것이다.


연극 '리차드3세' 공연사진. 사진=샘컴퍼니

'리차드3세'가 벌이는 모든 것은 일종의 연극이다.
극본과 연출, 배우까지 '리차드3세'가 모두 도맡은 연극은 그를 왕으로 즉위시키는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홀로 무대에 나선 황정민은객석에'이제부터 연기를 하겠다'고 알린다.
그리고 의심을 지우고동정심을 얻기 위해 더욱 몸을 아래로웅크려 낮게 엎드리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황정민이 연기하는 '리차드3세'는'힘없고 불쌍한 리차드3세'를 다시 연기한다.
연기 위에 놓인연기는 추악한 속셈을 가려 잉글랜드 왕족들을 성공적으로 속인다.
오로지 객석에 앉은 관객만이 그의 진짜 이야기를 듣는다.
시종일관 객석을 향해 독백과 방백을 던지는그로 인해 관객은작품에 한층 더 빠져든다.


악인과 대적하는 인물들도 매력적이다.
특히 '엘리자베스 왕비' 역을 맡은 장영남 배우와'마가렛 왕비' 역을 맡은 정은혜 배우, '앤' 역을 맡은 임강희 배우가 뿜어내는 에너지는 단 3명의 여자 배우가 자리한 작품임에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자랑해,마치 잉글랜드의 역사가 '리차드3세'와 세 여인의 싸움으로 종결된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장영남 또한 2018년 '엘렉트라' 이후 4년 만의무대 복귀작으로,오랜 시간 극단에 몸담아왔던 노하우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이어지는 클라이맥스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의 공간감을 적극 활용해 만족감을 안긴다.
안으로 깊은 형태인 무대를 속까지 모두 파내어 '리차드3세'의 죽음 앞에 선 원령들이 그를 더욱더무겁게 짓누르는 압도감을선사한다.


연극 '리차드3세' 공연사진. 사진=샘컴퍼니

4년 만에 무대에 오른 황정민은첫 공연부터우레와 같은 박수를 한 몸에 받았다.
객석 절반 이상이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는 대한민국의 대표하는 배우에게 전하는 선망의 박수가 아닌, 치열하게 무대를 완성한 배우를 향한 존경의 박수였다.
이렇게 황정민은 또 다시 성공적인 무대 복귀를 완성했다.
그의 선택이옳았음을 증명한 것이다.


다만 작품의 방대한 이야기와 막중한 무게를 담아내기에 다소 짧은 100분의 러닝타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주요 사건들을 재배치해 훌륭한 요약본을 만들었으나, 한정된 시간 안에 스토리라인을 따라가야 하는 리차드는 자신의 고뇌와 아픔을 관객에게 스토리텔링하기 바쁘다.
잘 만든 희곡을 재현하는 무대로 남을지, 희곡 기반 하에 잘 만든 무대로 남을지, 이는 '리차드3세'의 선택에 달렸다.


작품은 배우 황정민, 장영남, 윤서현, 정은혜, 임강희, 박인배, 서성종, 이갑선, 김병희, 김재형, 이은석, 석민기, 김도진이출연하며 오는 2월 13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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