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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은 물론, 극의 맥을 정확히 짚어내는 내공은 그들이 왜 티켓 완판남녀로 통하는지를 입증한다.
“200회를 해도 스스로 부족하다 느낀다.
매회가 처음처럼 소중하다.
” 김소현의 말 속엔 무대를 향한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 공연에서 명성황후 역을 맡은 김소현과 고종 역의 손준호. 15년 차 부부이자 무대 위 동반자인 두 사람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명성황후’의 찬란한 역사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다.
김소현은 “이번 공연으로 200회를 맞았다.
데뷔 시절엔 징크스도 없고 자신감만 있었다.
이제는 매 회 스스로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진다.
예전에는 카리스마 등 보여지는 부분에 대해 고민했다면 지금은 감정적인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공부한다”며 “열정이 여전히 샘솟는 것이 감사하다.
명성황후를 표현할 때는 늘 ‘이 인물을 어떻게 관객에게 스며들게 할까’를 고민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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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캐릭터를 내 힘으로 바꾸려고 하기보다 잘 녹아들고, 어떻게 하모니를 만들어낼까를 생각하게 된다”며 “한 사람을 넘어 명성황후와 고종의 실제 생활, 조선 시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등을 고민했다”라고 밝혔다.
‘명성황후’는 1995년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온 한국 창작 뮤지컬의 대표작이다.
소설 ‘여우사냥’을 바탕으로 한국적 정서와 웅장한 선율을 담아낸 넘버들, 그리고 김소현과 손준호의 입체적인 해석은 30년 세월의 무게를 다시금 관객에게 전하고 있다.
이번 30주년 기념 공연은 국내 최초로 누적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대기록을 세울 수 있던 이유를 묻자 손준호는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음악이 웅장하고 세련되지 않나. 창작진들도 관객에게 어려울 수 있는 대사를 쉽게 다듬는 등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라고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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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울고, 함께 숨 쉬는 공연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관객 분들이 사랑해주신 덕분이다”라며 “계속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이 감격스럽다.
제가 셀프 감동을 잘한다(웃음)”이라고 특유의 소녀 감성이 보여졌다.
부부는 2010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이후 육아 예능을 통해 대중의 큰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부부 역할로 한 작품에 출연하는 것이 관객 몰입에 방해가 될 것 같아 동반 출연을 고사해왔다고.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2018년 제작사 에이콤의 설득으로 ‘명성황후’를 통해 명성황후·고종 호흡을 맞췄고 티켓 판매 역시 뜨거웠다.
손준호는 “관객분들이 무대에 오른 저희를 극 중 캐릭터로 봐주신다는 걸 알게 됐다.
너무 감사하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배우로서 서로에 대한 칭찬을 해달라는 말에 쑥스러운 듯 웃음을 터트리는 김소현과 손준호다.
먼저 김소현은 “준호 씨는 무대에서 몰입도가 대단하다.
상대방에게도 그 감정이 전달된다.
하루는 너무 미워보인 날이 있었는데, 평소엔 피 한 방울도 안 나오는 사람이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는 걸 보고 나도 눈물이 너무 많이 나서 노래를 겨우 했다”며 “준호 씨가 데뷔한 날 내가 첫 상대역이었는데,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후배로서 제가 어떻게 감히 평가를 하냐’며 재치 있는 말로 입을 연 손준호는 “오랜 시간 동안 관객에게 전달하는 힘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한 것 같다.
또 관객분들이 소현 씨가 후반부 터트려 주는 고음을 사랑해주시더라. 이번 시즌에도 이것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게 대단하다”고 자랑스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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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국내 최초로 브로드웨이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올리며 한국의 역사적 소재를 세계적 수준의 뮤지컬로 승화시켰다.
미국을 넘어 영국, 캐나다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해외 누적 관객 18만 2000명을 기록, 한국 뮤지컬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30주년을 기념해 대구, 부산, 서울 공연을 마친 이들은 4월부터 7월까지 대전, 광주, 울산, 여수 등 총 19개 전국 공연을 이어간다.
김소현, 손준호는 ”코로나19 시기를 떠올려보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좌석 띄어앉기, 당일 취소 등이 있었지 않나. 정말 걱정하면서 공연 막을 올렸는데 세종문화회관 3층 좌석까지 꽉 자리하신 관객을 보고 감격했다”며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무대에 오를 생각이다.
끝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서 마무리 하겠다.
찾아주시는 분들, 찾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
끊임없이 좋은 모습 보이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에이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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