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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2031년 세종 이전…“한국 넘어 세계 민속 콘텐츠 제공”(종합)

“BTS가 좋아서 한국을 찾은 외국 소녀가 국립민속박물관에 자국의 문화가 전시된 걸 보면 얼마나 감동할까요?”


8일 서울 종로의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장상훈 관장은 위와 같이 말하며 “한국 민속만이 아니라 세계 민속을 다루고자 한다”며 “인류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한 이해를 모색하는 세계민속관을 2026년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상훈 관장은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직제 설명에서 국립민속박물관의 업무 범위가 ‘민족 고유의 생활방식’에서 ‘세계 각국의 생활양식 풍속 및 관습’으로 넓어졌지만 20년 가까이 구현되지 못했다”며 “세계 주요 국립박물관 중에 세계 민속을 다루지 않는 곳은 드물다.
민속박물관은 인류 보편 관점의 ‘휴먼 라이프’를 다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외국 자료는 150여개국에서 수집한 총 1만5860점이다.
프랑스, 영국 등 서구 주요 박물관 보유량에 크게 못 미치지만, 국립민속박물관은 그간 세계 각국과 맺어온 전시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집을 지속하는 한편, 큐레이션 역량을 발휘해 국립민속박물관만의 관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윤정 민속기획과 학예연구관은 “전시에서 큐레이션 역량은 매우 중요하다.
사실 해외 전시를 그대로 들여와 전시하는 건 돈만 있으면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국립민속박물관은 큐레이터의 시선을 통해 고유한 전시를 직접 만들어 왔다.
대관 전시가 아니라 20회 이상 직접 기획 전시한 건 세계적으로 드문 경우”라고 설명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해외 자료를 살피기 위해 해당 국가의 박물관에서 역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김수남 작가(1949~2006)가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한 17만 건의 사진 자료가 대표적인 경우다.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김수남 작가의 사진 속 일본 오키나와의 민간신앙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일본의 역사박물관 관계자들이 방한했다.
장상훈 관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에 가면 국가별, 대륙별로 전시된 경우가 많은데, 그건 국민·국가 단위의 모더니스트적 관점”이라며 “국립민속박물관은 인류 보편의 정서를 핵심으로, 큐레이션을 통해 상호 이해를 끌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내년 하반기에 세계민속관 첫선을 보인 후, 2031년 세종 확장 이전 때까지 지속 보완할 계획이다.
국립민속박물관 세종 이전은 2027년 착공에 들어가 2031년 연면적 2만2473㎡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현재 경복궁 인근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으로 지난해 방문객은 140만명을 넘겼지만, 세종 이전 후에는 방문객 하락이 예상된다.
이에 정상훈 관장은 “세종으로 이전할 경우 지금의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가지 않을 것”이라며 “수도권에서 볼 수 없었던 세계 문화 콘텐츠를 매력적으로 만들어 제시할 생각이다.
콘텐츠만 괜찮으면 어디든 사람이 몰린다.
박물관도 서울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쌍극, 다극 체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방향의 연장선에서 올해 어린이날(5월4일~5일)에는 주한 외국 대사관과 문화원 등 13개국 기관이 참여해 각국의 민속놀이를 선보인다.
한국의 문화를 일방 소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세계의 민속 문화가 한데 어울리는 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실물·체험·학습·시청각 자료)를 집약한 ‘한국문화상자’의 해외 버전을 제작한다.
내년 체코문화상자를 시작으로 점차 다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한류문화사전’은 올해부터 매해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순차 번역해 서비스한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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