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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색 풍경화에 담긴 온기 한점…자연이 가진 치유의 힘 오롯이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2-12-08 20:24:49
이현, 9년 만에 국내 개인전 ‘색채유희’… 31일까지

어둠은 아래로 가라앉고 그 위로 흰 양떼가 구름처럼 몽글몽글 몰려온다.
대지는 점점 밝아진 노란 빛으로 이내 가득 차오른다.
멀리 수평선이 공간을 경계지을 때까지, 땅 위가 희망의 빛으로 물들었다.
이 그림을 그린 작가는 “작업 중이던 어느 날 새벽, 이상한 소리가 나 창문을 열어봤더니 공원에 엄청나게 많은 양들이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어스름한 가운데 형태만 살짝 비쳤던 양떼가 지나가고 잠시 후 동이 트며 해가 떠올랐다.
양떼가 아침을 데려왔구나 싶었다.
꿈인가 싶은 장면이 너무 특별해 작업으로 남겼다”고 말했다.
이현(왼쪽) 작가와 강금실 ‘지구와 사람’ 이사장이 전시장에서 함께 작품을 소개하는 모습.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에 위치한 ‘지구와 사람’이 갤러리로 변신해 이현(64) 개인전 ‘색채유희’를 최근 시작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활동해온 이현 작가가 9년 만에 국내에서 여는 개인전이다.
신작을 포함해 약 20점을 선보인다.

이 작가는 팔강, 노랑, 파랑, 초록 등 원색의 화려한 색감으로 특유의 평온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다.
원색의 강렬한 색감을 쓰면서도 튀거나 다투지 않고, 스며들 듯 관람객에 온기와 생명감이 전해진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서구의 과학은 빛의 삼요소, 색의 삼요소로 각각 빨·노·초, 빨·노·파를 규명하고, 이들이 섞여 백이 되고 흑이 된다고 했다.
동양 철학에서도 이 다섯 색은 오방색으로 불리며 세계와 물질의 가장 본질을 상징하는 의미로 여겨진다.
이탈리아로 넘어가 그림을 하면서 서구 사회 속 동양인으로서 서양적인 것과 동양적인 것에 차이는 없다는 걸 발견했다.
결국 본질은 같은 것이다.
이 조그만 지구 안에서 차이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회화의 가장 기본, 색의 가장 기본인 것만으로 그림을 만들어 보리라 결심했고 이탈리아의 치니(CINI)문화재단 전시 때 관람객과 교감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뒤 이 같은 작품을 이어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연을 표현한 원색 풍경화에선 자연이 가진 치유의 힘이 느껴진다.
작가의 경험이 자연스레 녹았다.
작가는 “나란 사람은 어두운 인간이었고 비관적이고 비판적이며 저항성이 강한 성향이었다.
이런 것들이 삶을 압도해오자 힘이 들었는데 로마의 햇빛을 만나면서 변화를 겪었다”고 말했다.

12월 31일까지.
글·사진=김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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