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
1930년∼현재 유행 곡에 실은 사랑·이별·화합 이야기… 주크박스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2-09-23 12:46:15
우리나라 근현대 100년사의 굵직한 대목들을 징검다리 삼아 건너면서 사랑하고 이별했다 다시 만나는 인생 이야기가 당대를 풍미한 대중가요 40곡과 함께 펼쳐진다.
세대와 성별 차이를 떠나 노년·장년·청년층 관객 모두에게 각자 귀에 익숙한 노래를 흥얼거리며 가슴 속 한켠에 묻어둔 추억을 길어올릴 시간이 될 것 같다.


오는 10월4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개막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인기 대중가요로 이야기와 노래를 짠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연습장면을 보니 그랬다.
지난해 11월 경기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초연한 뒤 재연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 연습장면은 22일 서울 중구 경향아트힐에서 공개됐다.


이 작품은 1930년대 일제시대 독립운동가와 기생의 사랑부터 1950년대 6·25전쟁이 갈라놓은 이별, 1960년대 민주화 시위대 속 운명 같은 사랑과 1970~80년대 산업화 시대의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거쳐 1990년대 대학 MT를 간 대성리의 밤 엇갈린 젊은이들의 사랑까지 일곱개의 에피소드로 전개된다.
시대를 넘어 반복되는 사랑과 이별의 순간, 먼 세월을 돌아 재회한 이들의 이야기가 노래에 실려 흘러간다.
1930년대 독립운동가 임혁과 기생 김향화의 사랑과 이별을 시발점으로 그들의 자손까지 4대에 걸친 6쌍 연인의 만남과 이별을 때론 유쾌하게, 때론 애절하게 풀어놓는다.

1막 넘버(노래)는 ‘백만송이 장미’를 첫 곡으로 △목포의 눈물 △빈대떡 신사 △사의 찬미 △낭랑 18세 △굳세어라 금순아 △봄날은 간다 △닐니리 맘보 △초우 △노란 샤쓰의 사나이 △님과 함께 △웨딩케이크 △당신은 모르실거야 △님과 함께 등 21곡이다.
‘아파트’로 흥겹게 무대를 여는 2막에선 △사계 △어젯밤 이야기 △빙글빙글 △춘천 가는 기차 △취중진담 △내 마음에 비친 내모습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낭만에 대하여 △허니 △챔피언 △너의 의미 △녹턴 △그 중에 그대를 만나 등 1980년대부터 현대까지 히트곡을 만나볼 수 있다.

연습을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서 이우미 작가는 선곡과 관련해 “어느 시대든 사랑 이야기가 있지 않나. 시대별로 보여주고자 하는 이야기를 만든 뒤 대중들의 삶을 녹여낸 노래 중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곡들을 선별했다”며 “시대별로 유행했던 곡들을 모두 가져다 놓고 연출, 음악감독 등과 협의해 작품에 가장 어울릴 곡들을 추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품 속엔) ‘아파트’나 ‘사계’ 등 노래로 그 시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가사들이 있다”며 “사랑에 관련된 노래가 많은데, 일제강점기 때의 사랑과 지금의 사랑은 모습이 다르잖나. 가사로 보여줄 수 있는 노래들을 골랐다”고 덧붙였다.


창극 ‘귀토’,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회란기’, 뮤지컬 ‘광주’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재치있고 탄탄한 극을 선보여온 고선웅 연출은 “역사적 기념일마다 영웅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저변에 살아온 민초들의 삶은 보이지 않는다.
굴곡진 역사 속에 민중들의 삶이 어떻게 흘러왔는지 기억하고자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굵직한 한국 현대사를 노래로 담아내는 만큼,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신경썼다는 점을 강조했다.

“초연 때 보면 1막엔 노인 관객들의 몸이 (극에 집중하느라) 앞으로 나오고, 2막으로 가면 어른들에 이어 자식들(젊은 관객들)의 몸이 나옵니다.
나이대별로 관심사가 달라서 그런 건데 마지막(장면)엔 모두 공감했어요.”

그는 “노래를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추억을 소환하면서 그 노래를 각자의 감정으로 치환해서 극을 보게 된다”며 “예를 들어 작품에선 MT 장면이 대성리를 배경으로 하지만 관객마다 자신이 갔던 MT 장소를 떠올리며 보게 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은 대중성과 오락성이 기본이고, 거기에 의미와 주제가 더해지면 더 좋은 것”이라고 한 고 연출은 “우리(사회)는 뭔가 좀 나눠져 있어요. 일제 강점기부터 우리나라가 발전해오는 과정에서 다들 힘들게 견디며 살아왔는데, 이 작품을 통해 대를 이어 살아온 사람들 관계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뉴스 스크랩을 하면 자유게시판 또는 정치자유게시판에 게시글이 등록됩니다. 스크랩하기 >
추천0 다른 의견0

  • 욕설, 상처를 줄 수 있는 댓글은 삼가주세요.
짤방 사진  익명요구    
△ 이전글▽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