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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좌의 시대가 왔다"…'밥 맛 없는 그들'이 인기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2-08-14 11:26:32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밥을 많이 먹는 대식가들이 장악했던 먹방(먹는 방송)계에 소식좌 열풍이 불고 있다.
폭식에 가까운 자극적인 먹방에 지친 시청자들이 적게 먹는 소식가들의 먹방을 참신하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나친 절식을 따라하는 유행이 생길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른바 '소식좌'(적게 먹는 사람을 이르는 신조어) 인기의 서막은 그룹 원더걸스 출신 배우 소희가 열었다.
그는 MBC 예능 '나혼자산다'에 출연해 달걀 흰자 반개를 2분30초 동안 천천히 씹어 먹고, 빵 위에 그릭요거트와 잼을 얹어 건강한 식사를 즐겼다.
좋아하는 음식을 천천히 여유롭게 음미하는 그의 모습은 과거 다른 먹방들과 대조되며 화제가 됐다.


지금까지 우후죽순 쏟아졌던 먹방 콘텐츠들은 대개 일반 사람들이 소화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음식을 빠른 속도로 먹는 내용으로 전개돼왔다.
인터넷 개인방송이 등장하면서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은 먹방은 폭식을 조장하고 다소 폭력적이라는 점에서 비판받아왔다.
현재도 많은 음식을 먹는 먹방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복스럽게 먹지 못한다'는 이유로 타박받곤 했던 '소식좌'들이 주목받는 모습은 분명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소식좌의 인기에 힘입어 이들이 이끄는 콘텐츠도 등장했다.
지난달 첫 선을 보인 유튜브 예능 '밥 맛 없는 언니들'은 방송가 대표 소식좌인 방송인 박소현과 가수 산다라박이 출연한다.
박소현은 바닐라 라테 두 잔으로 하루 식사를 끝내고, 자신을 '소식좌 사이에선 가장 대식좌'라고 소개하는 산다라박은 바나나 1개를 하루 종일 먹는다.
일반 사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식사량이지만 이들은 스스로 건강하며 음식을 즐긴다고 자부한다.
두 사람이 출연하는 '밥맛없는 언니들'의 영상은 매회 조회수 200만회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전문가는 먹방 트렌드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면서 '소식 먹방'까지 생겨난 것이라고 봤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먹방이 인기있는 이유는 식욕이 가장 기본적인, 원초적인 욕구이기 때문"이라며 "간접적으로 이를 체험하면서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 먹방의 경우 과식의 유해성이나 건강, 환경에 대한 메시지나 교훈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식좌의 인기에는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한몫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음식 낭비가 환경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라는 것이다.
임 교수는 "기성세대보다 젊은 세대들이 환경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먹는 행위가 다른 생명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대한 적게 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소식 먹방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더불어 음식에 대한 욕구와 가치보다 나 자신의 건강을 우선하려는 특성이 소식에 대한 선호를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건강에 유해할 정도로 지나친 절식이 유행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식을 즐기는 연예인들은 직업 특성 혹은 자신에게 맞는 식사량에 따라 먹고 있지만, 마른 몸매를 선망해 무작정 끼니를 거르는 이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10·20세대 여성 사이에서 저체중이 되고자 단식 혹은 초절식을 하는 '프로아나'(거식증에 찬성하는 사람)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거식증 환자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거식증 진료인원은 지난 2015년 1590명에서 2019년 1845명으로 지난 5년간 16% 증가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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