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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라이트·헌트①]23년만의 조우…정우성·이정재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2-08-12 14:00:00

어두컴컴한 원룸에서 러닝셔츠를 입은 남자가 1ℓ짜리 우유를 벌떡벌떡 들이켠다.
다리를 건들거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건달. 침대에 걸터앉아 잡지를 읽는 또래 남자에게 다가가 시비를 건다.


"넌 몇 년 생인데?" "74." "나보다 두 살 아래네. 원래 실장님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그냥 편하게 형이라고 해. (…) 너 그런데 계속 반말할 거냐?" "아, 그럼 까봐. 주민등록증을 까보라고." "하, 내가 지금 당장 보여줄 수도 있어?" "너, 74도 안 되지? 혹시 75 아니야?" 티격태격하던 이들은 각자 뼈저린 실패를 경험하고 일출을 바라본다.
어느덧 둘도 없는 친구 사이로 발전했다.
"나한테 죽이는 사업 아이템이 하나 생각났는데, 같이 안 할래?"


영화 ‘태양은 없다(1998)’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가 24년 만에 의기투합했다.
영화 ‘헌트’에서 대칭 구도를 이루는 김정도와 박평호를 연기한다.
국가안전기획부 내부에 잠입한 스파이 ‘동림’을 색출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국내팀과 해외팀 차장이다.
서로를 간첩으로 점찍고 증거수집에 나서지만, 암투가 첨예화될수록 사냥개에서 사냥감으로 전락한다.
강압적 수사와 도청, 미행, 고문, 납치…. 그렇게 국민이 고대하던 ‘서울의 봄’은 점점 멀어져간다.


첩보 액션에 한국 현대사를 녹여낸 ‘아이템’은 이정재가 구체화했다.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는 등 제작 전반을 주도했다.
굵직한 배우도 직접 섭외했다.
아티스트컴퍼니를 함께 운영하는 정우성은 세 차례 고사했다.
끈끈한 관계를 지킨답시고 덥석 수락하면 작품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절친한 친구는 조언과 격려로 받아들였다.
각본을 재검토하는 등 정열을 쏟으며 완성도를 높여갔다.
다시 떠오를 태양을 생각하며….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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