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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간 미국이 주도한 ‘평화를 위한 원자력’ 계획의 허상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2-10-01 01:00:00
저주받은 원자/제이콥 햄블린/우동현 옮김/너머북스/3만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파괴한 원자폭탄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원자’를 세상에 내놓았다.
원자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파괴력보다는 미래 에너지원으로서의 가치에 집중했다.
바로 1953년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발표하고, 이후 70년 동안 미국 주도로 진행된 ‘평화를 위한 원자력(Atoms for Peace)’ 계획이다.
제이콥 햄블린/우동현 옮김/너머북스/3만원
미국은 ‘원자’는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고도 막대한 에너지를 양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핵분열 부산물로 나오는 방사선을 쬐면 해충과 세균을 사멸시켜 주요 식품의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다고도 했다.
더불어 경제개발 도상에 있는 나라들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그 나라들이 질병·기근·에너지 부족의 마수에서 벗어나도록 도울 것이라 했다.

그렇다면 과연 원자는 이러한 희망을 가져다줬을까? 미국 오리건주립대 역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미국과 다른 정부들이 원자력을 국가 권력의 도구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저자는 원자에 대한 역사적 전환 단계를 따라가며 근거를 제시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은 1950∼60년대에는 방사성동위원소를, 1970년대 이후에는 원자로(핵기술)를 가지고 각국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세계의 우라늄과 토륨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 약속을 채택했다.
다른 여러 나라들도 각국의 전략적 필요에 의해 이 약속을 포용하며 원자로를 지었고 전문가들을 훈련시켰다.
원자력의 약속은 전후 일본의 회복, 가나의 범아프리카주의, 생존을 향한 이스라엘의 추구, 인도에 대한 파키스탄의 벼랑 끝 전술, 이란의 원자력 자립에 내장됐다.

원자력의 홍보는 엄청난 도박이었고 평화를 위한 원자는 결코 평화로운 적이 없었다.
미국은 평화만큼이나 같은 정도의 폭력을 수출했다.
평화와 풍요를 약속하는 동시에 종속의 씨앗을 뿌렸고, 한편으로는 오늘날 핵무기 보유국의 출현을 가속시켰다.

저자는 책을 세 부분으로 나눠 원자의 역사적 전환을 다뤘다.
제1부 ‘원자력의 약속’은 원자폭탄이 새로운 개념이었고 원자력의 민간 적용에 관한 생각이 풍부했던 종전 직후 시기에 집중했다.
2부 ‘원자력의 선전’에서는 미국이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구한 수사가 한계에 직면한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그러한 약속이 불러온 결과를 탐구했다.
마지막 3부 ‘원자력의 금지’에서는 ‘유색’ 원자폭탄(1964년에는 중국에서, 1974년에는 인도에서)이 최초로 출현한 뒤 중요한 에너지 자원인 석유에 대한 통제가 미국과 유럽에서, 특히 중동의 덜 산업화된 나라들로 집중된 이후 평화적 원자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봤다.

“지구적 핵질서는 가난한 국가들을 부상시키는 대신 식민지기를 떠올리게 하는 방향으로 구조화된 것처럼 보인다.
평화적 원자라는 약속을 미국이 주도하며 다른 수많은 국가를 포함한 정부들이 분명히 활용하고 오용하며 착취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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