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조선판 좀비물 ‘킹덤’으로 글로벌 흥행을 이끈 김성훈 감독이 ‘아신전’으로 지평을 넓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의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아신전(이하 아신전)’이 베일을 벗었다.
‘아신전’은 시즌2 엔딩을 장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아신 역의 전지현을 내세운 작품으로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 감독은 ‘킹덤’ 시즌1, 2에 이어 ‘아신전’에서도 김은희 작가와 의기투합해 호흡을 맞췄다.
러닝타임 92분의 ‘아신전’은 그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김 감독은 ‘아신전’을 두고 “가장 아끼는 자식”이라고 표현했다.
“매번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이번 ‘아신전’은 분량도 짧아서 다양한 시도와 도전이 필요했다.
가장 어린 자식에 마음이 많이 쓰이듯 현재까지 가장 아끼는 자식같은 느낌이다.
”
‘아신전’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한(恨)’이다.
기존 ‘킹덤’ 시리즈의 ‘톤 앤 매너’는 유지하되 새로운 것을 첨가하고자 했다는 김 감독은 “슬픔과 한을 어떤 색채로 차갑고, 시리고, 어둡고, 음습한 톤으로 유지하되 확장할 수 있는지 여러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아신전’은 시즌1의 프리퀄임과 동시에 시즌3의 오프닝 이벤트 역할을 한다.
김 감독은 “‘킹덤’이란 긴 서사에서 하나의 과정이기도 하지만, ‘아신전’ 그 자체로도 완전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완성도를 높이려 노력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이번 스페셜 에피소드가 탄생한 것을 두고 “모든 것이 다 맞아 떨어졌다”고 했다.
“스페셜 에피소드가 나올 거라 생각은 못했다.
때마침 김은희 작가가 글을 썼고, 전지현 배우의 스케줄이 비었고, 제가 연출을 맡은 ‘피랍’의 모로코 촬영이 코로나19로 미뤄지면서 물리적으로 딱 맞아 떨어졌다.
” 또 처음 대본을 받고 김은희 감독이 쓴 ‘킹덤’ 시리즈 중 가장 완벽한 글이었다고 평가한 김 감독은 “스토리적으로 봤을 때도 ‘아신전’이 나온 후 시즌3에서 아신과 창(주지훈 분)이 마주했을 때의 긴장감이 더할 거라 생각했다.
‘아신전’으로 서사를 깔아 놓은 뒤 새 시즌에서 거대한 갈등과 대단한 긴장감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김 감독은 아신을 그려내기에 전지현은 최고의 배우였다고 극찬했다.
영화 ‘암살’, ‘베를린’ 등 작품 속 전지현의 절제된 표현력을 보며 아신의 역량이 충분하다 생각했다는 김 감독은 “전지현 씨는 몸을 잘 쓰는 배우다.
활 쏘는 장면 등을 찍을 때 촬영 감독님도 ‘멀리서 봐도 포스가 느껴진다’고 하시더라”라고 기억했다.
전지현은 지금까지 악역으로 기억된 적 없는 배우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냐는 말에 김 감독은 “조선의 모든 생명을 벌하고자 했던 끔찍한 한을 가진 인간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대사 없이 잘 구축해내고 끝에서 폭발해낸다”고 운을 떼며 “현장에서 털털하고 농담도 많이 하는 편인데, 카메라 앞에만 서면 아신의 한을 품은 사람의 모습으로 열연한다.
어디서 그런 한의 감정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초중반 부까지 이어지는 긴 서사에 비해 후반부 전지현의 적은 분량에 대해 아쉬움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선 “그토록 끔찍한 일을 저지르는데, 그 결과에 시청자들이 동의하기 위해선 어린 아신의 서사와 아픔을 자세히 그려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린 아신으로 전지현의 악역을 소화한 김시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시아가 깊은 감정연기로 탄탄하게 쌓아올린 서사 덕에 전지현의 등장과 비극적 결말이 더 돋보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오디션에서 당시 13살이던 시아 배우가 압도적인 연기를 보여줬다”며 “오디션을 4~5번 봤는데 애절하지만 과하지 않고 절제된 슬픔을 그 나이에 표현해내더라. 캐스팅할 수밖에 없었다”고 극찬했다.
‘킹덤’ 시리즈로 글로벌 흥행까지 성공한 김 감독은 하정우·주지훈 주연의 영화 ‘피랍’ 개봉을 준비 중이다.
‘킹덤’ 시즌3 제작과 연출 가능성에 대해선 “확답드리긴 어렵지만 작가님도 열심히 쓰고 계시고, 함께 더 재밌는 작품을 만들어보자고 이야기했다”고 조심스럽게 귀띔했다.
사진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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