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배우 정윤재가 ‘미씽2’ 김필중에 다가선 과정을 전했다.
지난달 31일 종영한 tvN ‘미씽: 그들이 있었다2’(이하 ‘미씽2’)는 사라진 사람들, 새로운 영혼 마을과 ‘영혼을 보는 콤비’가 꾸민 판타지 추적극.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미씽2’는 영혼 마을 3공단을 배경으로 망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정윤재는 시즌2에 새롭게 등장한 오일용(김동휘)의 중학교 동창이자 조직의 중간관리책 김필중으로 분했다.
‘미씽2’를 뒤흔드는 주요한 역할이자 과감한 이미지를 각인할 수 있는 캐릭터였다.
(인터뷰 ①에 이어)
필중은 여러모로 평화로운 3공단과 맞지 않는 인물이었다.
제작진조차 우스갯소리로 ‘진짜 안 어울린다’고 이야기할 만큼 이질적이었다.
그리고 노사장(김태우)에 의해 죽임을 당한 필중은 3공단에서조차 허망하게 사라졌다.
시청자도 당황하게 할 만큼 놀라운 퇴장이었다.
정윤재는 “10부 대본이 나왔을 때 아쉬웠지만, 그조차 의도가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갈 사람은 빨리 가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필중은 예고 없이 떠났다.
3공단에 나타난 실종자들이 자신의 억울함을 길게 털어놓는 과정이 필중에겐 없었다.
정윤재는 “(필중이) 승화됐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필중이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빌런이라 보지 않고 가난해서 돈이 삶의 전부인 삶을 살아온 것뿐이라 생각했다.
사라져 좋은 곳으로 갔을 거라 생각한다”며 “‘지옥에 갔다’는 댓글도 봤는데, 필중이를 연기한 배우로서 나쁜 인물로 봐주셔서 좋기도 하다”며 웃었다.
필중의 반전은 또 있었다.
혼수상태의 일용을 보살피고 있었던 것. 정윤재는 “처음엔 일용이에 대한 의리가 있어서라고 생각했는데, 물건의 위치를 일용이가 알아서 죽이지 않았다고 나오더라. 그래도 나는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고, 의리가 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다”고 필중을 해석했다.
극 중에서 필중과 일용의 서사가 친절하게 설명되진 않았다.
정윤재는 이 빈칸을 채워가며 인물을 만들어나갔다.
“어머니 병원비를 주면서 같이 일을 해보자 한 거다.
많은 사람에 일용이에게 제안한 것도 둘의 시간과 관계가 쌓여왔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일용이가) 선한 친구인 걸 알고 있었으니 자수할 것도 예상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샛노란 머리에 낮은 목소리, 날카로운 눈빛까지 ‘미씽2’에 암흑을 몰고 온 ‘센캐’였다.
물론 부담도 많았다.
증명해야 다음 기회가 올 거란 생각에 공부도 많이 했다.
‘나쁜 짓을 하면 모두 빌런일까’하는 생각에서부터 시작했다.
정윤재는 “필중이는 빌런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화 ‘올드보이’ 유지태 선배님에게도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서사가 있다.
반면 필중이에게 주어진 서사가 없다 보니 납득할 만한 명분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어린 나이에 마약에 손을 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았다”고 했다.
‘미씽’은 두 시즌에 걸쳐 실종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억울한 죽음 후에 열리는 실종자들의 사후 세계를 다뤘다.
작품 이전엔 사후 세계를 믿지 않았던 정윤재도 ‘미씽’ 이후 ‘(사후 세계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갑작스러운 죽음과 실종에 놓인 필중을 연기하면서는 ‘실종’이라는 주제를 피했다.
만일 실종자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면 필중의 삶에도 영향을 끼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윤재는 “‘미씽’을 하면서 사후 세계의 존재를 생각했다.
작품이 생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재밌는 것 같다”면서 “드라마를 통해 좋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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