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배우 정우성이 출연한 CF 스타필드 하남과 위메프가 화제다. 지난해 8월 공개된 스타필드 하남 광고에서 정우성은 제대로 망가졌고, 최근 론칭된 위메프 광고에서는 과거 '2% 부족할 때'를 패러디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권혁기 기자] 인터넷 유행어인 '병맛'은 어떤 대상이 '맥락 없고 형편없으며 어이없음'을 뜻하는 신조어였습니다. "너 왜 그렇게 '병맛'이니?"라고 하면 꿀밤을 쥐어 박아도 됐었죠. 그러나 요즘 트렌드에서 '병맛'은 긍정적으로 바뀐 모습입니다. "와, 그거 진짜 '병맛'이라 정말 웃겨"라고 소비될 수 있다는 거죠. SBS '초인가족 2017'에서는 매우 많은 신조어들이 재미있게 소개됐습니다. 만년 과장 나천일(박혁권 분)이 딸 나익희(김지민 분)에게 사랑(?)받기 위해 신세대들의 용어를 공부(?)하면서인데요. 기사 제목에 있는 '고퀄'은 '고 퀄리티'를 뜻하는 말로 수준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론칭된 광고들 중 '고퀄'인 CF들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병맛'까지 양념으로 첨가돼, 2분이 채 안되는 시간에도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는 CF는 바로 정우성이 주인공인 소셜커머스 '위메프'와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입니다.  | | '2% 광고 아니야?' 위메프는 정우성을 모델로 기용, 과거 전지현과 찍은 음료수 '2% 부족할 때' 광고를 패러디했다. /위메프 광고 캡처 |
먼저 위메프는 과거 정우성이 전지현과 찍은 '2% 부족할 때' 광고를 패러디했습니다. 해당 풀(FULL) 버전 CF는 정우성의 "제 멋대로 사는 여자를 만났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됩니다. 배경은 '2% 부족할 때'와 마찬가지로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남이섬이고요. 여성을 포근하게 백허그하고 있던 정우성이 얼굴을 마주보는 순간 "너 만나고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가. 가! 가!"라며 낙엽을 던집니다. '어디서부터 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라는 정우성은 "너 가. 가라고. 가! 가란 말이야! 특가란 말이야. 위메프 특가란 말이야"라고 소리친 후 '쇼핑은 언제나 목마르다. 특가대표 위메프'라는 내레이션으로 끝이 납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위메프 광고는 역시 병맛코드" "2%가 돌아왔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 | 정우성은 스타필드 하남 광고에서 우쿨렐레를 치거나 혼자 탁구를 즐기면서 무료함을 달래는 연기를 펼쳤다. 이에 누리꾼들은 "영화인줄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스타필드 하남 광고 캡처 |
지난해 9월 오픈된 스타필드 하남 CF는 더욱 '병맛'을 가미한 고퀄입니다. 오픈을 한 달여 앞두고 온에어된 광고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입니다. 우주복을 입은 정우성은 무중력 상태인 우주선에서 "맛있는 음식도 없고!"라고 소리칩니다. 함께 CF를 촬영한 김지원은 "예쁜 옷도 별로 없고!"라고 합니다. "지루해. 심심해"라는 정우성은 젠가를 무너뜨린 뒤 우쿨렐레를 치거나 혼자 탁구를 하면서 "놀 것도 없고. 완전 별로야!"라고 하죠. 그러자 성우가 '별로일 땐 별로 가자. 하루 종일 놀고 먹고 사는 새로운 쇼핑의 별. 당신의 첫 번째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이라고 마무리합니다. 론칭 당시 누리꾼들은 "처음 봤을 때 드라마나 영화인 줄" "광고 주제에 고퀄" "정우성 외모 미쳤다" "속았어!"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정우성을 데려다 '병맛' 코드의 CF를 찍은 감독에게는 '약 빨았다'(제정신으로는 만들 수 없는 고퀄)는 찬사 아닌 찬사가 주어지기도 했죠. '잘생김'의 대명사 정우성이 왜 이런 광고를 찍었을까 하는 시선이었던 것이죠. 그러나 정우성은 처음 제안이 들어왔을 때 "재미있겠네"라고 반응했다고 합니다. 정우성 역시 프로정신으로 CF촬영에 임한 것이죠. 물론 다 그런 건 아닙니다. 지난 2013년 모 드라마로 큰 인기를 끈 남자 주인공은 드라마가 끝난 후 남자화장품, 자동차, 피자, 통신사, 의류 브랜드 등 다양한 CF를 섭렵했습니다. 하지만 보통 특정 제품 모델로 발탁되면 몇 년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해당 배우는 금세 교체됐습니다. CF 촬영부터 계약상 후에 진행되는 프로모션 등에서 진상을 부렸다는 후문입니다. '이런 콘셉트면 곤란하다'부터 '어느 쪽(왼쪽, 오른쪽, 45도 등)에서 찍어야 잘 나온다' 등 요구하는 게 많았으며, 심지어 프로모션이 진행된 곳에서 사진 촬영이나 사인도 거절했다는 게 광고 관계자의 귀띔이었습니다. 순간 귀를 의심했죠. '그렇게 무명 시절을 거치고도 그랬다고요'라고 말이죠. 결국 대부분의 CF가 끊겼고 그나마 유지하던 화장품 모델도 바뀐 상황입니다. 정우성의 마인드와 그 배우의 마음가짐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팬들이 객관적으로 인정하는 그 배우의 연기력은 매우 뛰어납니다. 변함없이 승승장구하는 정우성과 비교하면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닌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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