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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선의의 경쟁' 정수빈, 도화지 우슬기에게 입힌 '공주님'


'선의의 경쟁'으로 첫 투톱 주연 나서
우슬기 役으로 열연…"공주님으로 불러줘서 감사해"


배우 정수빈이 <더팩트>와 만나 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정수빈이 <더팩트>와 만나 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정수빈은 극 중 캐릭터 우슬기를 두고 '도화지 같은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그런 흰 도화지에 자신의 색을 담으며 정수빈만의 우슬기를 완성하며 호평을 얻었다. '공주님'이라고 불러주는 시청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정수빈이 알았으면 하는 것이 있다. 우슬기를 공주님으로 만든 건 정수빈이란 사실을 말이다.

정수빈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더팩트> 사옥을 찾아 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극본 김태희·민예지, 연출 김태희)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채화여고 전학생 우슬기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6일 16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린 '선의의 경쟁'은 살벌한 입시 경쟁이 벌어지는 대한민국 상위 1% 채화여고에 전학 온 슬기(정수빈 역)에게 각자의 욕망을 드러내는 친구들 그리고 수능 출제 위원이었던 아버지의 의문사를 둘러싼 미스터리 걸스릴러다.

작품은 공개와 동시에 U+tv, U+모바일tv에서 시청 건수, 시청자 수, 신규 시청자 유입 수 모두 역대 오리지널 드라마 부문 기록을 경신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화제성 차트에서도 최상위를 차지했고, 해외에서도 일본, 대만 등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 1위를 휩쓸었다.

특히 작품은 종영 후 국내 OTT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로도 공개됐다. 이에 U+tv, U+모바일tv의 접근성으로 인해 그동안 입소문만 듣고 있던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실제로 '선의의 경쟁'은 티빙과 웨이브에서 오픈과 동시에 순위권에 안착했다.

이에 정수빈은 "국내 플랫폼을 통해서 공개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성적까지 좋다니 정말 상상도 못 했다"며 "해외에서 좋아해 주는 것도 좋지만, 국내에서 저희 작품을 더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겹경사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정수빈은 지난 2월 26일 개봉한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이하 '괜괜괜')로는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사실 '괜괜괜'은 정수빈의 연기 첫 데뷔작이다. 다만 개봉 시기가 밀리며 '선의의 경쟁'과 비슷한 시기에 공개됐다.

"두 작품이 동시에 공개돼 행복했어요. 본의 아니게 연기 첫 데뷔작 때의 제 모습도 보여드리고 최근의 모습도 보여드리게 된 거죠. 최근에는 '괜괜괜' 무대 인사를 도는데 제 이름을 불러주시는 팬들을 처음 봤어요. 편지도 받았는데 정말 제가 그분들에게 누가 안 되게 잘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됐어요.(웃음)"

배우 정수빈이 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에서 우슬기 역을 맡아 이혜리와 호흡을 맞췄다. /STUDIO X+U
배우 정수빈이 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에서 우슬기 역을 맡아 이혜리와 호흡을 맞췄다. /STUDIO X+U

정수빈은 '선의의 경쟁'을 이혜리와 투톱 주연에 나섰다. 주연 작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드라마 '트롤리'도 '괜괜괜'에서도 정수빈은 주연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트롤리'는 김현주 박희순, '괜괜괜'은 이레 진서연이라는 메인 주연이 따로 있었다.

때문에 작품의 중심이 돼 극을 이끌어가는 메인 주인공은 '선의의 경쟁'이 처음인 셈이었다. 이에 정수빈은 "너무 부담됐다. 내가 민폐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다"며 작품에 들어가기 전 많은 우려가 뒤따랐다고 털어놨다.

그런 정수빈에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으로 용기를 불어넣어 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이혜리였다. 정수빈은 "작품을 준비할 때 (혜리) 언니를 만났다. 언니도 다른 지인에게 배움을 얻었다며 내게도 똑같이 전해주고 싶다며 해준 말이 있다. 덕분에 작품 안에서 자유롭게 슬기를 표현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혜리 언니가 제게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해도 돼. 언니가 뭐든지 받아줄게.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너만의 슬기를 솔직하게 표현해 줘'라고 했어요. 언니를 믿고 편하게 하라는 말이 정말 큰 의지가 됐어요."

'선의의 경쟁'은 와이랩에서 연재된 블루스트링 세계관의 다섯 번째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하지만 원작과 달리 새로운 메인 플롯을 추가하고 인물 설정에도 차이를 두는 등 많은 각색을 거쳤다.

정수빈은 "감독님이 초반부터 드라마는 원작의 흐름과 달리 갈 것이라고 말씀을 해주셨다. 때문에 오디션 보기 전에 원작을 보긴 했지만 당시에는 슬기가 어떤 친구이고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큰 틀만 이해하려고 했다"며 "나머지는 감독님과의 소통을 통해 각색한 부분들을 이해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정수빈이 <더팩트>와 만나 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배우 정수빈이 <더팩트>와 만나 STUDIO X+U 드라마 '선의의 경쟁'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이와이드컴퍼니

그렇게 '정수빈의 우슬기'가 탄생했다. 극 중 우슬기는 지방 보육원 출신으로 채화여고에서 살아남기 위해 학업과 성적에 집착하게 되는 인물이다.

정수빈은 이러한 우슬기를 '하얀 도화지 같은 친구'라고 소개했다. 그는 "슬기가 처한 상황이 어렵지 않나. 그런데도 검은 도화지보다는 누군가를 대면하지 못해 깨끗한 백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감독님께도 슬기가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그 사람들이 주는 빨간색, 분홍색, 노란색 등이 칠해지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색을 하나하나 가지면서 결국은 예쁜 색지로 완성되는 슬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슬기가 또 다른 면에서는 비가 엄청 쏟아지는 날 발견한 날개가 꺾인 아기 새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비가 멈추고 날이 좋아지면 아기 새가 예쁘게 날아오르지 않을까 싶었어요. 정말 잘 날 수 있는 친구인데 환경이 힘들어서 아직 날지 못한 거지 누구보다 자유롭게 날 수 있게끔 제가 만들어주고 싶었어요.(웃음)"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큰 우슬기는 어느 순간 유제이에게 온 마음을 열며 마지막에는 누구보다 굳은 신뢰를 보여준다. 사실 이 지점은 정수빈이 작품에 들어가기 전부터 걱정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시청자들에게 제이를 향한 슬기의 마음을 납득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정수빈은 "슬기의 경계심은 누군가에게 사랑과 따뜻함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알게 해준 첫 사람이 제이였다. 때문에 슬기의 마음은 도미노라고 생각했다.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한 벽이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진 것이다. 다시 말해 슬기가 제이에게 마음이 열린 건 매 순간이었다. 교복과 옷도 주고 '아기 김종국' 모멘트 등 모든 순간이 켜켜이 쌓여 슬기의 벽을 허물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후반부 우슬기는 유제이가 사라진 순간부터 그를 기다리며 꿈을 꾼다. 유제이가 자신의 손을 잡았다가 놓는 순간이 마음에 사무쳤던 걸까.

"부모님을 상실했던 공간인 바닷가에서 제이를 또 잃게 돼요. 슬기는 그날만큼은 날 처음 믿어준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가장 믿음을 줄 수 있는 존재였던 부모님으로 처음 상실감을 알았는데 결코 반복하고 싶진 않았을 거예요. 제이를 또 잃어버리는 선택만큼은 피하고 싶었던 슬기의 마음이 꿈의 발현을 통해 나온 게 아닐까 싶습니다."

배우 정수빈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얻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STUDIO X+U
배우 정수빈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소중한 인연을 얻고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STUDIO X+U

무엇보다 정수빈은 우슬기를 소화하며 시청자들로부터 '공주님'이란 애칭까지 얻게 됐다. 이에 환한 웃음을 보인 정슬기는 귀여운 애칭에 대한 신기함과 신남 그리고 'F4' '아기 김종국' 등 기발한 수식어를 만들어주는 시청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짧은 답변을 전하는 동안 모두 드러냈다.

그는 "슬기로 살면서 정수빈이라는 사람이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공주님이란 별명을 다 들어봤다. 우리 부모님조차도 공주님이라고 불러주지 않는다"며 "그만큼 슬기와 제이를 예쁘게 본 시청자들이 있어서 가능한 것 같다. 좋은 애칭들로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그분들이 있어 우리 작품은 물론이고 캐릭터들이 계속해서 알려지고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김태희 감독은 '선의의 경쟁'이 배우들 각자의 인생 대표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선의의 경쟁'은 정수빈이란 배우를 각인시키고 이혜리란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등 여러 배우들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렇다면 정수빈에게 '선의의 경쟁'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진심을 담아 "혼자 외롭지 않게 함께해줘서 감사한, 그리고 따뜻함을 가르쳐줘서 감사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밝혔다.

"제가 팬들도 처음 생기고 그분들이 준 소중한 편지를 읽다 보니까 정말 최선을 다해 좋은 작품으로 인사하고 보답하고 싶어요. 지금보다도 더 큰 마음가짐과 책임감을 가지고 제게 주어진 캐릭터들을 성실히 잘 표현하고 싶은 마음도 커요. 또 '괜괜괜'을 통해 따뜻한 힘을 드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어요. 앞으로도 애교가 넘치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약소한 힘이라도 보탤 수 있도록 많은 분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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