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이야기 구조→설득력 없는 캐릭터
16일 최종회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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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토일드라마 '마녀'가 원작 세계관을 생생하게 구현하지 못해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내는 중이다. /채널A, 쇼박스, 미스터로맨스 |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드라마 '마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아쉬운 평가를 받고 있다. 원작이 강풀 작가의 웹툰이라는 점에서 또 하나의 신드롬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다. 채널A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청률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게 평가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지난달 15일 첫 방송된 채널A 토일드라마 '마녀'(극본 조유진, 연출 김태균)는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들이 다치거나 죽게 되면서 마녀라 불리며 마을에서 쫓겨난 한 여자와, 그런 그녀를 죽음의 법칙으로부터 구해주려는 한 남자의 목숨을 건 미스터리 로맨스를 그린다. 총 10부작으로 오는 16일 종영한다.
작품은 누적 조회 수 1억 3천 뷰를 기록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여기에 영화 '암수살인'을 통해 밀도 높은 연출력을 선보인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원작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만큼 드라마화가 결정됐을 때 많은 관심도 모였다. 특히 캐스팅이 공개된 이후 원작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이란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그렇기에 김태균 감독 또한 주지훈 진선규 주종혁 등 많은 배우한테 부탁을 해 특별 출연 라인업까지 완성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시청률 면에서도 나쁘지는 않았다. 첫 회는 2.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해 지난 9일 방송된 8회에서는 3.1%를 기록했다. 비슷한 시간대에 경쟁하는 작품이 '보물섬' '언더커버 하이스쿨' 등 쟁쟁한 만큼 '마녀'의 성적은 이목을 집중시킨다.
하지만 이를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고 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녀'는 웹툰의 인기와 원작이 가진 독창적인 세계관을 활용해 자연스레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은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작품의 완성도를 떨어트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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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가 루즈한 전개 속도로 인해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고 있다. /쇼박스, 미스터로맨스 |
가장 먼저 시청자들이 지적한 부분은 이야기의 전개 속도다. '마녀'는 10부작이라는 비교적 짧은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이야기가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다. 특히 6회까지 미정(노정의 분)의 과거 이야기와 이를 쫓는 동진(박진영 분)의 이야기가 반복되면서 긴장감이 떨어진다.
이로 인해 다음 회차에 대한 기대감이나 궁금증이 생기지 않는다. 나름 멜로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두 사람의 이야기에 진전이 필요한데 6회 내내 비슷한 내용이 반복된다. 짧은 회차 안에서 압축적인 서사가 필요한데 핵심적인 전개가 지연되면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휘어잡지 못했다.
캐릭터 표현의 아쉬움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동진의 캐릭터는 원작에서도 다소 집착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지 못한 연출과 배우의 연기력이 시청자들의 몰입을 방해했다. 동진이 왜 미정에게 집착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불친절했고 이를 연기하는 박진영 또한 캐릭터의 감정을 깊이 있게 전달하지 못했다.
동진이 극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박진영의 연기력으로는 무게감을 충분히 받쳐주지 못하는 인상을 준다.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이 동진이라는 캐릭터의 행동에 공감하기 어려워졌고 서사의 설득력이 약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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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마지막 회가 오는 16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쇼박스, 미스터로맨스 |
세 번째는 노정의의 활용 방식이다. 노정의는 표정만으로도 장면을 압도할 수 있는 배우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그녀의 연기는 서사를 진전시키기보다 정체된 느낌을 준다. 초반에는 미정이 말을 아끼고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극적 장치로 활용됐지만 시간이 지나도 캐릭터가 발전하지 않으면서 주인공으로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는 노정의의 연기를 효과적으로 사용 못한 연출자의 한계점이다.
또한 주지훈과 진선규 같은 네임드 배우들이 1회부터 특별 출연으로 작품을 빛냈지만 그들의 등장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운 요소다. 이들의 출연은 단순한 화제성으로만 활용됐고 이후 이야기와의 연결성은 부족했다. 이로 인해 특별 출연이 큰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허무하게 끝난 인상을 남겼다.
결과적으로 '마녀'는 강풀 작가 웹툰 특유의 독창적이고 감성적인 세계관을 효과적으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작이 지닌 서사와 분위기를 살리지 못하고 연출적 한계를 보이며 극의 몰입도를 떨어뜨린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기대가 높았던 만큼, 아쉬움도 커지는 '마녀'다.
'마녀'는 오는 16일 오후 9시 10분 종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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