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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김병주 MBK 회장은 어디에 있나?”
홈플러스 사태에 따른 기자간담회가 열린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홈플러스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김광일 MBK 부회장과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이 나서 최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및 개시 이후로 불거진 각종 의혹에 답변하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에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MBK가 홈플러스의 대주주이고 이번 사태에 책임이 가장 큰데 정작 회장 얼굴은 어디서도 볼 수 없다”고 일갈했다.
김병주 MBK 회장은 지난 4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이후 단 한 번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자금난 등을 이유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홈플러스는 2021년 이후 계속된 적자 사슬에 대형마트를 향한 규제, 이커머스의 급성장 등을 꼽았다.
하지만 동일한 환경에서 이마트는 2023년 창사 이래 첫 적자(-469억원)를 낸 뒤 지난해 471억원 흑자로 곧장 반등했다.
이는 단순히 업계 1위 이마트와 2위 홈플러스의 규모 차이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선이다.
한 전문가는 “MBK는 2015년 홈플러스 인수 이후 투자는 하지 않고 장사가 잘 되는 매장을 매각하면서 단기 수익에만 집중했다.
온라인을 강화한다거나 오프라인 경쟁력을 키운다거나 하는 장기적 안목에서의 시도는 보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이름은 홈플러스인데 MBK는 마이너스 경영만 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도덕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기업회생 신청 직전까지도 기업어음(CP)을 발행하는 등 금융부채가 최대 6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어려운 회사 사정에 기업회생을 신청할 정도인데 이를 알고도 금융부채를 끌어모은 건 사실상 투자자들에 대한 ‘사기’라는 평가도 있다.
이렇듯 경영 능력 부족과 모럴해저드(도덕성 해이)를 지적받은 MBK가 홈플러스를 회생시킬 의지는 있느냐는 의문을 가지는 업계 관계자도 많다.
흔히 사모펀드라 불리는 경영참여형 사모집합투자기구(PEF)인 MBK는 앞서도 기업을 인수한 뒤 적자가 계속되자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결국 매각을 한 사례들이 있다.
영화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이다.
한 마디로 전례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MBK가 정말로 홈플러스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것을 대중에 보여야 한다는 게 다수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을 언급하는 관계자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추산한 김 회장의 자산 가치는 97억달러(약 14조원)에 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15억달러)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자산가로 꼽힌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김병주 MBK 회장의 사재 출연 요구도 있다’는 질문이 나왔고 김광일 부회장은 “답변드리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부회장이 뭐라고 말을 할 수 있겠나. 김병주 회장이 직접 나서서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간 두문불출한 김 회장은 다음주 국회에서 모습을 보일지 관심사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MBK를 대상으로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하기 위해 김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다만 김 회장은 현재 미국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도 지난 11일부터 MBK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김 회장은 소위 ‘검은머리 외국인’으로 불리는 미국 시민권자(Michael ByungJu Kim)로 2020년 역외 탈세 혐의로 세무조사를 받았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내용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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