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배드민턴 대표팀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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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드민턴 새 역사를 쓴 ‘셔틀콕 여제’ 안세영이 5일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잘못을 꼬집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배드민턴계가 떠들썩해졌다.
안세영은 자신의 부상에 대한 협회의 부족했던 관리, 대표팀의 훈련 방식, 국제 대회 차출 문제 등 쌓인 불만을 폭발시켰다.
특히 안세영은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안세영은 “협회가 모든 걸 다 막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때로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많이 방임하는 것 같다.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데 금메달 1개로 마친 것은 돌아봐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자체 트레이너까지 해서 5명을 운영했다.
사전 캠프를 갈 때 트레이너 자비를 들여 지속해서 지원했다”고 반박했다.
또 “한의사도 파리로 보내 도왔다.
올림픽을 1년 남짓 남겨두고 대표팀에서 요청했다.
선수들의 회복을 도울 수 있는 마사지사를 지원했으면 한다고 하더라. 협회 자체 채용을 해서 선수촌에서 훈련을 도왔고, 어느 순간부터 세영이를 전담했다”고 설명했다.
 |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의 세영이 5일 프랑스 파리 아레나 포르트 드 라샤펠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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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오랜 시간 묵혀진 협회의 절차나 관행이 문제를 드러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내 배드민턴 지도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선수와 협회가 각자의 입장이 있는, 양면성이 있는 사안이라 조심스럽다”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안세영이 지적한 선수단 의료 관리에 대해서는 “협회의 관리가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고는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는 “협회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지만 이는 어폐가 있다.
관리를 받는 선수가 그렇지 못하다고 하면 결국 미흡한 거다.
선수에게 ‘욕심이 과하다’는 식으로 탓을 돌리는 건 결국 선수를 위해야 하는 협회의 본분과는 거리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안세영이 언급한 세계적인 톱 랭커들의 개인 트레이너 대동은 현재 배드민턴 대표팀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완전히 근거 없는 요구는 아니다.
관계자는 “배드민턴 대표팀 전담 트레이너가 2명 있는 걸로 안다.
협회 자체적으로 추가로 인원을 충당한다고는 하지만, 40명 가까운 대표팀 전체는 차치하고 올림픽 출전 선수만 관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세영의 부모도 “세영이가 정말 충분히 케어 받고 싶고 팀에서도 충분히 해주실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니까 그런 걸 원했다.
어쨌든 그 부분들이 만족감을 줄 수 없다 보니 혼자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고 상처도 많았다.
이겨내는 게 되게 힘들어서 그런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달 25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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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쟁점인 단·복식 훈련 방식의 구분에 대해서도 관계자는 “코트에서의 훈련은 명확히 다르다.
국내 모든 팀이 그렇다.
아마 안세영 선수 측에서 말하는 건,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기본적인 것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며 “웨이트에서도 집중해야할 파트가 다르다.
예를 들어 움직임이 더 많은 단식은 스트로크 파워를 늘리기 위한 상체 운동보다는 하체 운동에 집중하는 식이다.
선수들의 소속 팀에서는 파트별로 전담 트레이너를 둘 수 있지만, 대표팀은 몇 년째 똑같다 보니 이런 문제점들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무엇보다도 소통의 오류가 이번 사안의 핵심에 위치했다.
관계자는 “선수 측이 주장하는 일방적인 국제대회 출전 불발은 요즘 시대에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선수 부상을 고려하거나 메달 가능성을 높이려 올림픽 1번 시드 확보하고자 하는 이유들로 출전을 말리거나 강행할 수는 있다”며 “그런 경우 웬만한 지도자라면 이에 대해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를 내보내고 말고는 감독과 코치진이 정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된 데에는 그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 오류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한편, 협회를 향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진다.
잘못된 과거 행적까지 모두 들춰진다.
2014년 1월에는 한국 대표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가 도핑테스트 고의 회피 의혹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는 협회가 선수의 소재지를 정확히 보고하지 않은 탓에 선수들이 세 번이나 도핑 테스트에 응하지 못하면서 벌어진 어이없는 실수였다.
2018년 중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는 감독과 선수단을 비행기 이코노미석에 태우고, 동행한 임직원들이 비즈니스석을 타는 ‘주객전도’를 빚어내기도 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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