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2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보트를 타고 트로카데로 광장을 향해 수상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러시아와 3년째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전쟁이 한창인 중에도 2024 파리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냈다.
AP통신은 2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선수들에게 파리 올림픽은 기쁨과 슬픔이 뒤섞인 무대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 어렵게 올림픽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집중 조명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번 올림픽에 총 26개 종목의 140명이 참가한다.
역대 가장 작은 규모다.
육상 선수가 25명으로 가장 많고 배드민턴은 1명이다.
전쟁통에 선수 일부가 고국을 떠나거나 사망하고 훈련 시설은 파괴되는 등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선수단을 꾸려 올림픽에 참가했다.
AP통신에 따르면 400여 명의 우크라이나 선수가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72년 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대한민국은 한국전쟁 중이던 1952년 열린 헬싱키 올림픽 때 21명의 선수(임원 20명)를 파견했다.
열악한 상황에서도 역도 김성집과 복싱 강준호(밴텀급)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선수촌 우크라이나 선수단 숙소에는 “강한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위해 노력한다”, “우크라이나 군대에 영광을 돌린다”와 같은 메시지와 함께 어린이들의 그림이 걸려있다.
최전방에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지원하는 전통이 이제 올림픽 선수들에게로 옮겨온 것이다.
펜싱 선수 올가 카를란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그림들을 보며 “마음이 따듯해진다”고 말했다.
카를란은 전쟁으로 인해 이번 올림픽을 해외에서 준비했다.
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러시아 펜싱 선수 안나 스미르노바와 맞붙었는데, 당시 러시아 선수와 악수를 거부해 실격 처리됐다.
자칫하면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할뻔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예외적으로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하면서 이번 파리 올림픽에 참가했다.
그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이번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며 “안타깝게 러시아에 의해 희생돼 이곳에 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싸우며 경기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이번에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한 스무살 배드민턴 선수 폴리나 부흐로바도 “뉴스를 접하면 너무 화가 난다”며 “하지만 이건 우리가 얼마나 강한지,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 우리가 끝까지 싸우리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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