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고맙다.
할 만큼 다 했다.
남은 가족들이 걱정이다.
” 대학로 소극장의 상징 ‘학전’을 30여년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배출해 온 가수 김민기는 21일 이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향년 73세.
유족은 24일 오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김민기의 발인식을 엄수했다.
장지로 향하기 전 유가족은 고인의 영정을 들고 종로구에 위치한 아르코꿈밭극장을 들렀다.
고인이 33년간 700여명의 문화예술인을 배출한 학전이 자리한 곳이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설경구·장현성·최덕분·배성우, 가수 박학기·이적 등 수많은 후배들이 함께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설경구와 장현성은 눈물을 쏟으며 고인을 애도했다.
지난해 위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온 김민기는 21일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아침이슬’과 같은 명곡을 만든 작사·작곡가이자 소극장으로 대학로 문화를 바꾼 공연 기획자·연출가였다.
이후 군사정권에 저항하는 청춘의 상징으로 불리기도 했다.
학전을 이끌어오며 수많은 후배 예술인을 배출했다.
1970~80년대 청년 문화를 이끈 포크계 대부로도 평가된다.
가수 양희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에서 아침이슬을 선곡한 뒤 “가수이자 작사, 작곡가, 공연 연출가, 그런 수식어로도 부족한 김민기 선생이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양희은은 1971년 김민기가 작곡한 ‘아침이슬’이 수록된 음반으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이어 “아침이슬은 당시 정부에서 선정한 건전가요상도 받았는데 1년 후 금지곡이 됐다.
세월이 흐른 1980년대 중반에서야 해금됐다.
선생은 요주의 인물이 되어 힘든 일을 많이 당했을 텐데 직접 말씀하신 적이 없어 이 정도밖에 전할 수 없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고인의 고향인 전북 익산시는 “김민기의 생전 모습과 작품을 많은 이가 기억할 수 있도록 지역 예술계와 함께 추모 공원 건립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학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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