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시끄러운 곳은 축구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곪을 대로 곪은 문제가 밖으로 터져 나오는 분위기다.
축구의 레전드라 불리 사람들마저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니 이 분위기가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는 보기가 힘들다.
큰 변화가 없다면 말이다.
문제의 원흉은 클린스만 감독부터 따지고 올라가야겠다.
대한민국을 월드컵에서 극적으로 16강을 진출시키며 ‘빌드업의 아버지’, ‘벤버지’라는 소리까지 들었던 벤투 감독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클린스만 감독을 앉힐 때부터 문제는 시작 됐다고 본다.
국대팀 감독이 국내에 머무르지 않는 모습에 팬들은 분개했고, 미국 방송에 출연해 투잡을 뛰는 모습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감독 선정 과정 역시 축구협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는 의혹도 부각됐다.
결과라도 좋으려만, 결과는 아시안컵 참패였다.
그동안 한국에서 보기 힘들었던 선수들의 다툼의 기사도 흘러나왔고 감독이라는 사람은 탈락의 탓을 선수들에게 돌리기 바빴다.
선수단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는 결과로 볼 수 있다.
결국 경질됐지만 엄청난 금액의 위약금 문제로 또 한번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후 새로운 감독 선임 작업이 들어갔다.
하지만 해외 감독의 선임을 기대하고 있던 팬들은 돌고 돌아 다시 국내 감독으로 유턴한 결과에 허망함으로 채워야 했다.
도대체 협회는 그동안의 6개월간 무엇을 했길래 갑자기 국내 K리그 우승을 다투고 있는 팀의 감독을 데려와 국대 감독에 앉히는가. 울산 팬들이 이 과정을 보고 가만히 있겠냐는 말이다.
선임 과정을 기다리며 땜빵 식으로 국내 감독을 돌려쓰기를 하다 결국엔 올림픽 진출마저도 좌절됐다.
팬들이 열이 안 받을라고 해도 안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엉망진창이다.
감독 선정이 잘됐는지 안됐는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긴 하다.
전술이 어떻고 감독역량이 어떻고 이런건 잘 모른다.
따지고 넘어가보면 대한민국 축구는 언제나 시끄러웠다.
‘오대영’으로 불리던 히딩크 감독 역시도 경질해야한다는 말이 나왔었고, 벤투 감독도 한국축구와 맞지 않는 축구를 한다는 이유로 온갖 악플로 도배됐던 시기도 있었다.
진짜 문제는 협회가 도통 팬들의 말을 들을 생각을 안 하다는데 있다.
이정도면 그냥 무시로 일관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마음껏 떠들어라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간다라’는 것 아닌가. ‘이러다가도 좋은 성적이 나오면 조용해지겠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이 정도의 여론과 이정도의 싱황이라면 축구협회장도 뭔가 결단을 내려야 하지 않은가? 문제를 터트리고 졸속으로 일을 처리하는게 도대체 몇 번째인가? 침묵과 모르쇠로 일관하면 분노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많은 축구팬은 사퇴를 바라고 있다.
‘축구의 레전드’라 불리는 사람들까지 나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팬이 없으면 존재의 가치가 없어지는 공놀이일 뿐이다.
팬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모두 갈수는 없지만, 이 지경의 상황이라면 이제는 달라져야하지 않은가? 벌써 몇 번째 논란인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국가대표 축구팀의 팬이다.
경기가 있으면 모두 감독으로 빙의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그만큼 축구를 사랑한다는 반증이다.
웬만한 관심이 아니고서는 새벽에 일어나 축구를 보며 소리를 지르고 지면 화를 내고 이기면 환호하며 기뻐하는 팬이란 말이다.
운 좋게 결과로 과정을 증명해 왔던 그동안의 시간으로 버티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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