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원작 영화는 ‘필패’ 카드로 불렸다.
‘슈퍼마리오’, ‘어쌔신 크리드’, ‘철권’, ‘스트리트 파이터:춘리의 전설’, ‘언차티드’ 등 졸작이 양산되며 게임 원작 영화에 대한 신뢰도를 바닥까지 떨어뜨렸다.
필패 원인으로는 세계관의 몰이해, 원작 훼손으로 불리는 허술한 스토리, 미스 캐스팅 등이 꼽힌다.
성공 사례는 ‘툼 레이더’, ‘레지던트 이블’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램페이지’, ‘명탐정 피카츄’, ‘수퍼소닉’ 등 성공 사례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철저히 가족 오락영화로 만들어 게임 팬은 물론이고 영화로 처음 접하는 관객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든 것.
그런 점에서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던전 앤 드래곤, 조나단 골드스타인·존 프란시스 데일리 감독)는 흥행 필승 카드만 모았다.
원작을 몰라도 러닝타임 134분을 알차게 즐길 수 있다.
영화는 오합지졸 멤버들이 모여 공통의 거대 적을 소탕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간결한 스토리 구조다.
최근 몇 년간 마블 코믹스를 필두로 다중 우주론을 다룬 멀티버스 소재가 쏟아졌기에 더 반갑다.
정의를 실현하는 하퍼스 일원 에드긴(크리스 파인)은 레드 위저드에게 아내를 잃은 후 도적단을 만들어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던 중 죽은 아내를 살려낼 수 있는 부활의 서판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지만 빌런 소피나(데이지 헤드)의 계략으로 홀가(미셸 로드리게즈)와 감옥에 갇히고 만다.
딸을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감옥을 탈출한 에드긴과 동료 홀가는 힘을 합칠 팀원들을 구해 모험을 떠난다.
마치 게임 퀘스트(임무)를 깨나가듯 흥미진진하다.
과연 에드긴은 아내를 되살려 딸과 함께 행복했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영화의 미덕은 각자 매력이 뚜렷한 캐릭터다.
관객의 몰입도를 돕는다.
입만 산 주인공 에드긴, 근육 우먼 홀가, 유머 감각 빼고 다 가진 젠크(레게 장 페이지), 소질 없는 마법사 사이먼(저스티스 스미스), 변신 천재 도릭(소피아 릴리스)은 어딘가 허술하고 부족한 모습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잽을 날리듯 던지는 유머들은 MZ세대의 입맛을 정조준한다.
중세 유럽풍 배경과 크리처들이 눈을 자극한다.
다양한 마법들이 언급되고, 올빼미와 백곰을 섞은 아울베어, 돌을 뿜는 용과 거대 뚱땡이 용, 촉수가 달린 흑표범 등이 등장한다.
때문에 ‘해리포터’, ‘신비한 동물사전’ 류의 특수효과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던전 앤 드래곤’도 즐겁게 볼 가능성이 높다.
할리우드 인기 배우들이 모두 뭉쳤다.
‘스타트렉’ 시리즈와 ‘원더우먼’ 시리즈의 크리스 파인,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미셸 로드리게즈, 넷플릭스 인기 오리지널 시리즈 ‘브리저튼’ 레게 장 페이지 등이 제 역할을 해낸다.
무엇보다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 휴 그랜트가 탐욕으로 가득한 사기꾼 포지 역을 맡아 ‘역시는 역시다’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2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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