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서정준 객원기자] "노래를 받고 너무 설렜어요. 이 노래(그대를 만나는 날)랑 연애를 했네요."
가수 구련옥이 지난 22일 오후 마포구에 위치한 재한동포기업인연합회 강당에서 첫 한국 앨범 '새로운 여정'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서 앨범 준비 과정 및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기도 한 그를 만나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구련옥은 1988년 데뷔해 연변에서 활동하며 인기를 얻은 가수다.
'중국의 주현미'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인기를 구가하던 그는 1999년 이후 돌연 활동을 멈췄다.
이유는 사랑이었다.
"결혼하고 다롄을 비롯 몇 개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자연스레 가수 활동에서 멀어졌어요. 가수를 그만두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조금 있었지만, 사랑에 콩깍지가 씌었죠(웃음). 그런데 이제 아이들도 다 성장하고, 자기 생활을 가지게 되면서 나도 내 생활을 해야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가수의 꿈을 다시 꿔보기로 했죠."
그는 '한창 활동하던 시기에도 한국 곡을 받아서 불러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하며 이번 앨범 '새로운 여정'이 자신에게 잘 맞는 곡들로 채워졌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한국 곡이 제게 더 잘 맞는 느낌이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실제로 그 꿈을 실현해보니 입에 '착' 달라붙는 게 제가 표현하고 싶은 감정을 더 잘 표현하게 해주니 무척 기뻐요."
치열한 연예계, 20여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서는 것은 결코 작은 용기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말마따나 '경력단절'이 됐던 구련옥의 가수 인생을 다시 열게 해준 것은 누구일까. 그는 '용기를 낸 것은 제 자신'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그 용기가 만용에 그치지 않게 해준 관계자들과 가족에게 공을 돌렸다.
"노래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어요. 아무 때나 해도 자신이 있다.
그렇지만 그걸 넘어 가수를 하기에는 큰 용기가 필요했고, 그런 용기를 키워준 게 실제로 앨범을 만드는데 큰 도움을 주신 많은 관계자, 지인들과 또 가족이에요. 제가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도 '엄마 멋있다'고 무척 좋아하고요. 저도 제 노래에 빠져서 살아요. 수천 번은 들었을 거에요(웃음)."
수천 번은 들었을 그 노래는 바로 '그대를 만나는 날'이다.
이 노래에 푹 빠졌다며 밝게 이야기하는 구련옥에겐 청춘의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대를 만나는 날'을 처음 받았을 때 너무 마음이 설렜어요. 이 나이에도 마음이 설렐 수 있구나 싶었죠. 가사랑 곡이 너무 잘 어우러졌어요. 김정욱 프로듀서님께 '요즘 이 노래랑 연애한다'고 이야기했을 정도에요. 제가 이제 나이가 예전같지 않은데도 마치 18세 소녀같은 마음이 생길 수 있구나 느꼈어요. 사람들이 보통 나이를 먹어도 마음은 어릴 때 그대로라고들 하잖아요. 그런 소녀같은 설레는 감정을 이 노래로 비로소 느꼈어요. 녹음도 전혀 힘든 거 없이 즐겁고 행복했어요."
이번 앨범 '새로운 여정'에는 '그대를 만나는 날' 외에도 총 11곡이 수록됐다.
구련옥은 94년에 불렀던 '해바라기'나 '아바이' 등 리메이크곡을 수록했는데 이에 대해 '예전과 다른 성숙함과 깊이가 담긴 목소리로 대표곡을 들려드리고 싶었다'며 자신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내 앨범'이라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구련옥은 끝으로 '제 노래들이 큰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는 소감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제가 해온 음악들이 중국과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으면 좋겠어요. 94년에 금상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처럼 길을 다니면 제 노래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요. 주변의 분들이 힘껏 도와주고 계시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아요. 저는 노래를 제 마음대로 부르는 게 아니라 고민을 하고 마음이 닿게 부를 자신이 있어요. 좋은 가사와 멜로디, 노력이 어울러지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정준 객원기자 newsculture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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