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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韓 배터리에 쓴소리한 中 론바이

"한국에 오면 한숨이 나옵니다.
중국에선 500명의 연구 인력이 밤 11~12시까지 일합니다.
"


최근 서울 양재 엘센터에서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가 개최한 '차세대 배터리 콘퍼런스(NGBS)2025'에서 중국 론바이(Ronbay)테크놀로지 유상열 부동사장(부회장)이 한중 배터리 협력을 발표하면서 토로한 말이다.


유 부회장은 삼성SDI, 엘앤에프 등 국내 배터리 기업에 재직하다 2013년 충북 충주에 양극재 기업 재세능원을 창업했다.
이 회사가 2014년 중국 론바이 자회사로 흡수되며 유 부회장은 바이호우산 동사장(회장)과 함께 공동창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론바이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삼원계 양극재 점유율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유 부회장 발표에서 기억에 남는 건 한중 기업 문화 차이였다.
론바이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보여주던 유 부회장은 "현재 100개의 프로젝트를 500명의 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다"며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5등급으로 나눠 2000만원부터 1억원까지 포상금을 주니 다들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오면 '이렇게 해서 대체 어떻게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중국만큼 치열하지 않다는 얘기다.


'K배터리' 기업들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 시장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K배터리 점유율은 2023년 23.4%였던 게 지난해 18.6%로 줄었다.
그 자리는 중국 기업들이 대신하고 있다.
과거 가격으로 승부하던 중국 배터리는 이제 성능 측면에서도 한국을 앞지를 기세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약진에는 정부의 보조금, 값싼 노동력, 핵심 광물 공급망 장악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
배터리 같은 첨단 산업에서는 더욱 그렇다.
중국 CATL은 R&D 인력에 대해 '8·9·6 근무제도'(오전 8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 6일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연구인력은 2만명이 넘는다.
중국 BYD는 최근 5분 충전에 400㎞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반도체 연구직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 예외를 적용하는 '반도체 특별법'이 국회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주 52간에 가로막혀 산업 경쟁력을 잃고 있는 것은 비단 반도체뿐만이 아니다.
기업들은 정글과 같은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정치권은 노동계의 눈치만 보고 있다.
기업과 일자리가 사라지고 나면 그렇게 소중하게 지킨 주 52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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