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두 번째 배터리 합작공장을 추진한다.
이는 2028년까지 미국 내 연간 120만 대 완성차 생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추가 투자 일환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엔솔은 합작사인 'HL-GA 배터리컴퍼니'를 중심으로, 현대차그룹의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의 생산능력을 20만 대 증설하는 계획에 맞춰 제2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구체적인 착공 시점이나 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는 제1공장 건설에 집중하고 있으며, 추가 공장 건설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HMGMA 준공식 당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HMGMA 부지에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을 늘리면 약 55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준공식에 앞서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향후 4년간 총 210억 달러(약 31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HMGMA의 20만 대 증설을 포함해 완성차 연간 120만 대 생산체제 구축 등을 위해 86억 달러(약 12조 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도 준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20만 대 증설이 가능한 확장성이 미리 준비돼 있다"며 "86억 달러 투자금에는 배터리 조인트벤처(합작) 투자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2023년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총 47억 달러를 투자해 HMGMA 부지 내 제1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내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연간 약 30GWh의 배터리를 생산해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3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제2공장은 HMGMA 20만 대 증설분을 기준으로 제1공장보다는 소규모로 건설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내 전기차 수요 추이에 따라 착공 시점이 제1공장 준공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HMGMA는 지난해 10월부터 '아이오닉 5'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지난달부터는 플래그십 SUV 모델인 '아이오닉 9'도 양산하고 있다.
현재 이들 차량에는 조지아주 바토우카운티에 위치한 현대차?SK온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탑재된다.
내년부터 LG엔솔 합작 1공장이 양산에 들어가면, 향후 생산 물량은 이곳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SK온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나 기아의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등으로 향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중순부터 기아가 HMGMA에서 생산하게 될 하이브리드 모델에도 LG엔솔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가 들어갈 예정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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