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넘은 선방에도…트럼프발 관세 2분기 전망은 흐림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4-08 11:26:29

갤럭시 S25 모델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1~3월) 잠정실적은 예상을 웃돌았다.
하지만 1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2분기 전망은 어둡다.
특히 실적을 견인한 스마트폰 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드는 데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본격화되면서 삼성전자의 제품 가격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 회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선방은 갤럭시 S25가 견인차 역할을 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선출고 효과’를 꼽았다.
MX가 갤럭시 S25 모델을 지난 2월 발빠르게 내놓은 판매 전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시장에 제품을 빨리 내놓은 덕에 소비자 호응을 얻으며 회사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갤럭시 S25는 출시 후 신기록을 연이어 썼다.
실제 국내 사전예약 기간 약 130만대가 판매되며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정식판매 기간에는 역대 최단기간인 21일 만에 1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해외 시장에선 갤럭시 S25 시리즈의 중남미 지역 사전 판매량이 전작보다 31% 증가하는 등 사용자를 끌어모았다.

하지만 갤럭시 S25를 제외한 사업실적은 눈에 띄지 않았다.
특히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했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조 원대 안팎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파운드리 적자를 메모리가 메우는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1분기 실적이 2분기에도 이어질지 여부다.
하지만 실적을 견인한 스마트폰이 비수기로 접어드는 데다 반도체 회복 기미는 보이지 않는 만큼 2분기 실적 하락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생산하는 스마트폰의 절반 가까이를 베트남에 의존한다.
베트남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46%의 높은 상호관세율을 얻어맞았다.
미국이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안에서 베트남은 중국을 제외한 미국의 주요 교역국 가운데 가장 높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인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첫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것으로도 점쳐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관세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실적을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반도체 역시 기대보다는 우려와 부담이 크다.
주변 여건이 긍정적이지 않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반도체가 바닥을 찍었다는 관측도 있지만, 내외부 변수가 너무 많아서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안팎에선 다음 달 21일 전영현 반도체부문장(부회장)의 취임 1년을 주목한다.
전 부문장은 취임 후 메모리 기술력과 경쟁력 회복을 목표로 조직을 개편하고 D램 설계를 전면 수정해 왔다.
그 효과를 2분기부터는 가시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현재 엔비디아의 퀄테스트(품질검증)를 받고 있는 5세대 HBM3E의 8단, 12단 제품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퀄테스트를 통과해 엔비디아에 공급이 성사될 경우 중국 의존도가 높은 메모리 판매 구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 부문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차세대 HBM4와 커스텀 HBM에서는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며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부터는 저희의 HBM3E 12단 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